美 “이스라엘, 국제법 위반 소지…확정은 어려워”

전웅빈 2024. 5. 12.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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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격 때 국제인도법을 위반해 미국 지원 무기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전쟁 상황이어서 이를 확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미국 지원 무기를 국제법 등에 따라 사용한다는 확약서를 받았고, 국무부는 해당 확약이 신뢰성이 있는지를 평가해왔다.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이스라엘 무기지원 보류를 겨냥해 공세를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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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격 때 국제인도법을 위반해 미국 지원 무기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전쟁 상황이어서 이를 확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라파 지상전을 막기 위해 이스라엘을 압박하면서도 무기 지원을 계속할 수 있도록 모호한 결론을 낸 셈이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무기지원 보류를 비판하며 전폭적인 지지를 강조했다.

미 국무부는 10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이스라엘군이 미국 지원 무기를 국제인도법이나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한 최선의 방식에 부합하지 않게 사용했다고 평가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또 “이스라엘군은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필요한 경험과 기술,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며 “(그러나) 많은 민간인 사상자를 비롯해 전장에서 나타난 결과는 이스라엘군이 그런 것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상당한 의문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위반했다는 평가가 합리적이라고 한 건 바이든 행정부의 공식 입장 중 가장 강력한 비판이라고 설명했다.

국무부는 다만 가자 전쟁의 성격상 하마스가 민간 주민과 시설 뒤에 숨어 싸우고, 현장에 상황을 파악할 미국 정부 인사가 없어서 개별 사건들을 평가하거나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고 언급했다. 국무부는 또 이스라엘이 의도적으로 가자지구에 인도적 지원이 제공되는 것을 막지는 않았다고 결론지었다.

AP통신은 “이번 경고는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공급을 제한할지에 대한 추후 결정에 여지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인도법 위반 가능성을 경고하면서도 무기를 계속 지원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향후 이를 이스라엘에 대한 압박카드로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녹아있다는 의미다.

이번 보고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월 서명한 ‘국가안보각서’에 따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미국 지원 무기를 국제법 등에 따라 사용한다는 확약서를 받았고, 국무부는 해당 확약이 신뢰성이 있는지를 평가해왔다. 신뢰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확약을 다시 요구하거나 무기 지원 중단 조치 등을 취할 수 있다.

국무부 보고서는 그러나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공화당과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민주당 및 인권단체 양측으로부터 비판받았다. 공화당 소속 마이클 매콜 하원 외교위원장은 “이번 조사는 정치적 동기에 의한 반이스라엘 정서에 기여하는 것일 뿐”이라며 “지금은 동맹인 이스라엘 편에 서서 그들이 필요한 도구를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소속 크리스 반 홀렌 상원의원은 “정치적으로 불편한 사건에 관한 결정을 회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앰네스티도 성명을 통해 “미국은 이스라엘 정부를 법 위에 있는 존재로 취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이스라엘 무기지원 보류를 겨냥해 공세를 강화했다. 공화당이 과반을 차지한 하원은 이번 주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이전을 중단하는 것을 막는 ‘이스라엘 안보지원 지지법’도 표결에 부치기로 했다. 해당 법은 바이든 행정부가 의회에서 통과된 대이스라엘 군사지원 보류를 금지하고, 모든 지원을 신속히 전달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보류 중인 무기는 15일 이내에 선적돼야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일 뉴저지주 유세에서 “나는 이스라엘이 테러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권리를 지지한다”며 “그것이 정치적으로 좋은지 나쁜지 모르겠지만 상관없다. 옳은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계와 팔레스타인계 유권자 모두를 붙들어야 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딜레마를 겨냥, 지지층 분열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작전을 지지하는 가장 노골적인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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