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코글루의 계획대로였다… 역전골로 이어진 레프트백 기용, 사실은 선발 라인업부터 다 설계된 과정

김정용 기자 2024. 5.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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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홋스퍼 감독이 번리전 레프트백 운용에 대해 다 계획된 것이었다고 말했다.

앞선 리버풀전에서 짧은 시간이나마 잘 통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스킵 풀백 기용이 이날은 실패했다.

시즌 내내 후보로 밀려 있다가, 주전 레프트백 데스티니 우도기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측면 수비수로 기용되기 시작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에서 좌우 풀백은 측면을 따라 오버래핑하기보다 중앙으로 이동하며 패스를 연결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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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판더펜(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앤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홋스퍼 감독이 번리전 레프트백 운용에 대해 다 계획된 것이었다고 말했다.


1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 홈 구장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37라운드를 치른 토트넘홋스퍼가 번리에 2-1로 승리했다. 손흥민은 풀타임을 소화했다.


앞선 4연패에서 벗어난 토트넘이 실낱같은 4위 등극 가능성을 살렸다. 현재 5위인 토트넘과 4위 애스턴빌라의 승점차는 4점이다. 빌라가 승점을 잃고, 토트넘이 다가오는 맨체스터시티전과 셰필드유나이티드전에서 많은 승점을 따낸다면 가능하다.


▲ 선발 레프트백 스킵의 부진


주전 레프트백 데스티니 우도기를 잃은 토트넘은 번리전에서 오른발잡이 수비형 미드필더 올리버 스킵을 왼쪽 수비수로 선발 출장시켰다. 그러나 스킵의 경기력은 아쉬웠다. 스킵은 전반 5분 오도베르의 돌파를 따라가지 못해 크로스를 허용했고, 결정적인 실점 위기로 이어졌다.


실점 상황에서도 스킵의 수비는 문제가 있었다. 발단은 베르게의 돌파를 어설픈 슬라이딩 태클로 저지하려다 숭숭 뚫린 오른쪽 자원들이었다. 하지만 대각선 스루패스를 라르센이 받을 때, 이 위치를 막아야 했던 스킵이 한 발 늦게 움직이는 바람에 슛 기회를 내줬다. 스킵이 뒤늦게 백태클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앞선 리버풀전에서 짧은 시간이나마 잘 통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스킵 풀백 기용이 이날은 실패했다. 스킵은 원래 수비형 미드필더다. 안토니오 콘테 전 감독 시절에는 주전급으로 중용 받았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수비형 미드필더인 스킵은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주도적인 전술을 소화하기엔 기술과 기동력이 아쉬웠다. 시즌 내내 후보로 밀려 있다가, 주전 레프트백 데스티니 우도기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측면 수비수로 기용되기 시작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에서 좌우 풀백은 측면을 따라 오버래핑하기보다 중앙으로 이동하며 패스를 연결하는 경우가 많다. 소위 인버티드 풀백이다. 우도기는 아예 공격형 미드필더처럼 자리잡고 공격을 진행하는 경우까지 있었다. 스킵은 그런 역할을 맡을 순 없지만, 수비형 미드필더에 가까운 자리로 이동하며 중원에 힘을 실어줄 순 있었다. 그러나 공격 상황에서의 빌드업 기여도는 둘째 치고 본업인 측면 수비를 제대로 해 주는 게 먼저였다.


▲ 후반전에 레프트백을 맡은 건 판더펜, 그리고 득점까지


후반 30분 선수배치가 변했다. 스킵이 빠지고 센터백 라두 드라구신이 투입됐다. 그동안 센터백이었던 다재다능 왼발잡이 미키 판더펜이 레프트백으로 이동했다.


이 변화는 대성공이었다. 포지션이 바뀐 직후, 판더펜은 왼쪽 윙어 손흥민과 연계하며 훌륭한 측면 공격을 보여줬다. 그의 장점인 스피드를 살렸다.


이어 후반 37분에는 역전골을 직접 넣었다. 왼쪽에서 중앙으로 대각선 침투하며 제임스 매디슨과 패스를 주고받았다. 왼발잡이가 슛을 하기 어려운 각도에서 스탭을 잘게 쪼개며 몸을 틀어 골대 구석을 노리는 멋진 마무리 능력을 보여줬다.


앤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홋스퍼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올리버 스킵(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 포스테코글루의 계획대로였다


경기 내용만 보면 선발 레프트백으로 스킵을 쓴 건 실패, 판더펜을 이 자리로 이동시킨 변화는 성공처럼 보인다. 하지만 경기 후 기자회견을 가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두 선수의 기용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레프트백에 대해 "미키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부상 이력이 있기 때문에 우리 시스템에서 레프트백으로 쓰려면 조심해서 기용해야 하는 선수다. 미래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레프트백에게 요구되는 신체능력은 좀 다르다. 오늘은 스킵이 60분 넘게 뛰기 힘든 날이었다. 오랫동안 쉬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지막 30분 정도 미키를 그 자리에 기용하는 게 맞았다"고 말했다.


즉 스킵은 경기감각 문제로, 판더펜은 지나치게 장거리 질주를 많이 해야 하는 포지션에 풀타임 기용하면 다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모두 레프트백에서 쭉 뛸 수는 없었다. 그래서 스킵에게 60분을 맡기고, 판더펜에게 30분을 맡기는 게 애초 계획이었다는 이야기다.


이 계획은 멋지게 적중했다. 이날 토트넘은 공격진들이 슛을 마구잡이로 날리며 득점과 거리가 멀었지만 대신 라이트백 페드로 포로와 레프트백 판더펜이 골을 책임진 덕분에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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