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더비’서 퇴장에 ‘물병 세례’까지…승자는 서울

이영재 2024. 5. 11.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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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더비 우중 혈투…서울, 인천에 2-1 역전승
인천, ‘상대 가격’ 제르소 퇴장 당해 수적 열세
기성용, 날아오는 물병에 ‘급소’ 맞아 통증 호소
‘경인더비’에서 서울과 인천 선수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K리그

관심이 집중됐던 ‘경인더비’에서 ‘상대 선수 가격’으로 퇴장 사태에 이은 ‘물병 세례’까지 과열된 승부 열기로 비롯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승자는 FC서울이었다. 

1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2라운드 경기에서 원정에 나선 FC서울은 홈 팀 인천을 2-1로 제압했다.

비가 오는 가운데 우중 혈투로 이어진 경인더비는 인천 제르소가 전반 종료 직전 서울 최준을 거세게 밀치다 퇴장 당하면서 흐름이 넘어갔다. 1-0으로 앞서던 인천은 수적 열세에 빠진 이후 후반 시작과 동시에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후 기세를 탄 FC서울은 후반 17분 윌리안이 상대 자책골을 유도하는 결정적인 슈팅으로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승점 3점을 보탠 서울은 15점으로 5위를 지켰고, 인천은 최근 3경기(1승2무) 동안 이어지던 무패 행진이 끊기면서 승점 14점에 머물러 7위에 랭크됐다.

김기동 FC서울 감독은 “전반전 경기 흐름을 내줬지만, 상대 퇴장이라는 변수에 잘 대응해 역전할 수 있었다”며 “비가 오는데도 팬들이 와서 힘을 줘서 감사하다. 승리 안겨드려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조성환 인천 감독은 “비가 오는 날씨에 찾아주신 팬들께 감사하고, 죄송하다”며 “여러 변수에 제대로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것 같다”고 패배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윌리안의 슈팅이 상대 자책골을 유도해내면서 서울이 2-1 역전승을 거뒀다. K리그

이날 거센 바람이 불고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 우중 혈투로 펼쳐진 서울과 인천의 경인더비는 경기 내내 양 팀 선수들의 신경전과 거친 몸싸움으로 얼룩졌다.

전반전은 홈 팀 인천이 주도했다. 서울은 공격 활로를 좀체 찾지 못한 채 전반 36분 코너킥 상황에서 반대쪽 골대로 쇄도한 무고사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실점 상황에서 일류첸코가 골라인을 넘으려는 공을 향해 손을 뻗다 옐로카드를 받는 악재도 겹쳤다.

이후부터 두 팀 간 몸싸움이 본격적으로 격렬해지기 시작했다. 전반 추가 시간 제로소의 퇴장 이후 경고가 무더기로 나오는 혼돈이 시작된 것. 최준과 몸싸움을 하다 함께 넘어진 제르소가 일어난 직후 최준을 거세게 밀치다 레드카드를 받은 것이 발단이었다.

이어 양 팀 선수들은 서로 밀고 밀치는 몸싸움을 벌이기 시작했고, 주심은 흥분하면서 몸싸움에 가담한 서울 권완규와 인천 무고사에게도 각각 옐로카드를 줬다. 판정에 항의하던 조성환 인천 감독 역시 옐로카드를 받았다.

제르소 퇴장 이후 수적 우위를 잡은 서울은 전반 종료 직전 바로 기회를 잡았다. 일류첸코의 헤더를 골키퍼 이범수가 제대로 쳐내지 못하면서 골문이 빈 상황, 강성진이 슈팅했으나 요니치에 막혀 득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후반전에 나선 서울은 총 공세를 펼치면서 후반 시작 직후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3분 최준이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로 투입된 윌리안이 오른발 슈팅으로 골대 구석을 갈랐다. 이어 후반 17분에도 윌리안이 해결사로 나섰다. 윌리안의 슈팅은 요니치의 뒷발에 맞고 자책골로 연결되면서 서울이 2-1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추가 시간 박승호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는 등 불운이 겹친 인천은 홈에서 역전패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반대로 서울은 우중 혈투를 승리로 장식했다.

인천 서포터스가 물병을 경기장 안으로 던지면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연합뉴스

한편 경기 종료 직후 서울 백종범 골키퍼가 인천 서포터스를 향해 포효하자 성난 인천 서포터스가 물병을 내던지는 등 경기가 끝난 뒤에도 양 팀의 과열된 분위기는 가라앉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기성용이 날아든 물병에 맞는 사고도 있었다.

김기동 서울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과하지만 않다면 이런 분위기나 흥분은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선수가 다칠 수 있는 부분은 좀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우려했다.

김기동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 “물이 든 물병이다 보니 무게감이 있다. 기성용이 급소를 맞아 순간적으로 고통이 있었다고 들었다”고 설명한 뒤 “크게 다칠 수 있는 상황이다. 팬들도 이런 부분은 자제해주시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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