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외 르아뇌르의 디자인 세계

권아름 2024. 5. 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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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 성화봉 디자인부터 최근 개조한 스튜디오까지 마티외 르아뇌르의 디자인 업데이트.

기술과 예술, 디자인을 결합하는 재능이 남다른 프랑스 디자이너 마티외 르아뇌르(Mathieu Lehanneur). 올해 쉰 번째 생일을 맞이한 그는 사물에서 건축, 예술에서 제품 그리고 독특한 수공예 작품에서 최첨단 기술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활발한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1월 파리에서 열린 ‘메종 & 오브제(Maison & Objet)’에서 올해의 디자이너로 선정된 그는 친환경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집 ‘아우토노미(Outonomy)’를 선보였다. 마티외의 디자인에서 과학과 자연, 미래는 빠질 수 없는 화두. ‘아우토노미’에는 ‘테크 에덴(Tech Eden)’이라는 주제 아래 아포칼립스 세계, 즉 세계멸망 이후에 대한 낙관적인 비전이 담겼다. 마티외는 생태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자급자족하는 삶을 위한 집을 설계했다.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풍력 터빈, 동물성 단백질 공급을 위한 연못, 공기를 깨끗하게 만들어줄 옥상정원으로 구성된 집이다. 이 외에 방범용 드론과 다소 원시적이지만 자기를 보호하거나 둑을 건너고, 높은 곳에 오를 때 필요한 지팡이가 구비돼 있다. 자연을 지배하는 인간 중심이 아닌, 인간과 자연의 새로운 시너지를 탐구하는 그만의 방식이 엿보인다.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노란색으로 공간 전체를 뒤덮은 ‘아우토노미’.

마티외 르아뇌르는 최근 2024년 파리올림픽 성화봉 디자인으로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센 강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성화봉은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완벽한 대칭을 이루도록 고안돼 평등의 메시지를 담았다. 재활용 강철로 제작해 상단은 유선형의 무광 메탈로, 하단은 센 강의 물결을 표현한 디자인으로 완성했다. 2kg 미만의 무게지만 비와 바람에도 횃불이 견딜 수 있는, 경이로운 버너 기술력이 탑재된 작품이다. 강풍이 불 때 성화가 수평으로 타오를 수 있도록 상단에 작은 틈을 냈고, 중앙부에 원형 공기 흡입구를 추가했다.

2024 파리올림픽 성화봉은 올림픽과 패럴림픽, 여성 선수와 남성 선수의 평등과 결속을 상징하는 대칭 디자인이 특징이다.
실험 정신이 담긴 스튜디오에는 마티외 르아뇌르가 디자인한 소파와 바다 표면을 묘사한 커피 테이블, 가벼운 유리 스툴이 놓여 있다.

이 프로젝트는 이브리쉬르센(Ivry-sur-Seine)에 있는 새로운 스튜디오 ‘팩토리(Factory)’에서 탄생했다. 발전소 건물을 마티외가 직접 개조해 디자인과 기술을 실험하는 스튜디오 겸 작품 제작과 자신의 최신 가구를 전시하는 갤러리로 완성했다. 또 이곳은 브랜드의 새로운 업무 방식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출발지이기도 하다. 지금껏 마티외의 포트폴리오 대부분은 갤러리 혹은 기업과의 협업이라 최종 고객과 만날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마티외 르아뇌르는 이제 고객과 직접 대면해 작품을 제작하고, 다재다능한 자신의 역량을 살려 독립적인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질 예정이다. 고객을 만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릴 마티외 르아뇌르의 무한한 디자인 실험을 응원하면서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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