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온 킹달러 시대 [MONEY톡]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msy@mk.co.kr) 2024. 5. 10. 21: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원화 약세 ‘뉴노멀’
美 잘나가니 달러 가치 ‘쑥’

최근 발표된 미국의 올해 1분기 성장률이 전 분기에 비해 반토막이 나며 미국 경제가 급속히 냉각되는 신호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의 성장률 둔화는 일시적이라고 분석한다.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고금리와 고물가, 전쟁 장기화로 대부분의 국가들이 고난을 겪는 가운데, 미국만 호황인 수치들이 뚜렷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16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7%로 0.6%포인트 상향했다. 일본 (0.9%), 프랑스(0.7%), 독일(0.2%)은 물론, 한국(2.3%)보다 높다. 반면 유로 지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8%에 불과하다.

주요 선진국 가운데 올해 미국보다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높은 나라는 없다. 미국 경제가 탄탄해진 이유는 생산성 향상이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지난해 4분기 미국 비 (非) 농업 부문 노동생산성이 전년 동기 대비 3.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노동생산성은 3분기 연속 상승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미국의 시간 당 노동생산성은 87.6달러로 한국의 49.4달러에 비해 크게 높았다. 인공지능(AI)을 앞세운 기술 혁신과 똑똑한 이민자 유입 등으로 생산성을 높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지난 3월 실업률은 3.8%로 사실상 완전고용 수준이다.

미국은 2년째 4% 미만의 실업률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 50년 동안 가장 긴 기간이다. 한마디로 유례없는 노동시장 호황이다. 문제는 ‘킹달러’를 넋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는 한국의 처지. 지난 4월16일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했다. 1,400원을 넘은 것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미국 금리 인상과 레고랜드 사태(2022년) 등 네 번밖에 없었다.

최근 환율 역시 1,375~1,385원대를 넘나들며 1,300원대 환율이 일상이 됐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시작된 2022년 하반기가 한국과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역전된 시점이라는 데 주목한다. 한국의 2022년 1·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 분기 대비)은 0.7·0.8%로 미국(-2%·-0.6%)보다 높았다. 그해 3분기 한국은 0.2%를, 미국은 2.7% 성장률을 기록했다.

4분기엔 한국이 분기 역성장(-0.3%)을 기록하며 미국(2.6%)과의 경제 성장률 차이가 더 벌어졌다. 특히 미국은 지난해 3분기 4.9% 성장률을 기록하며 최고점을 찍었다. 같은 기간 한국 성장률(0.6%)은 0%대에 그쳤다. 적자 구조로 고착한 대중(對中) 무역수지가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는 분석에도 힘이 실린다. 이 역시 2022년 하반기가 기점이다.

한국의 대중 무역수지는 2022년 5월 무려 28년 만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그해 9월과 올해 2월 두 차례를 제외하고 지난 3월까지 내내 ‘적자’ 행진을 기록 중이다.

[글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