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에 좋다는 ‘L-카르니틴’… 가성비 따진다면 ‘글쎄’[이게뭐약]
◇심지어 비싼데… 가성비 많이 떨어지는 L-카르니틴
일단 L-카르니틴 자체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건 맞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L-카르니틴이 '가성비가 매우 떨어지는 성분'임을 강조한다.
대한약사회 학술위원 김예지 약사는 "L-카르니틴이 체중감량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가 있기는 하다"며 "그러나 모든 연구에서 그 효과는 매우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예지 약사에 따르면, 국내외 다수 연구에서 L-카르니틴은 사용 시 연구기간(30~360일)이나 용량(1.8~4g)에 관계없이 평균 1.33kg을 더 많이 감량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는 "L-카르니틴의 효과는 식이·운동요법만 했을 때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고 했다.
대전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도 "L-카르니틴은 우리 몸이 지방을 연소하는 데 필요한 성분이라 이론적으로는 체지방 감소에 도움이 된다"며 "그러나 실질적으로 L-카르니틴을 사용해 체중이 감소한 걸 본 적은 거의 없다"고 했다. 오한진 교수는 "돈 쓴 만큼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매우 어려운 성분이라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L-카르니틴 성분 일반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은 저렴하지 않다. 일반의약품인 일동제약의 ‘엘칸정’(90정 기준)이 4만원 수준이고, 건강기능식품이나 일반식품은 이보다 훨씬 비싸다. 건강기능식품인 CJ웰케어 ‘팻다운 부스터 카르니틴’(48개 기준)의 가격은 12만원에 육박한다.
오한진 교수는 "일명 다이어트 전문 병원들에서 L-카르니틴을 많이 처방하는데, 의사도 엄청난 효과를 기대하며 L-카르니틴을 처방하진 않을 거다"고 했다. 그는 "단지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근거가 있기는 하고, 심각한 부작용은 없으며, 환자는 뭐라도 받아가길 원하니까 처방해주는 것 이상의 의미가 없는 성분이 L-카르니틴이라 본다"고 밝혔다.
◇불필요한 복용, 되려 건강 해칠 수도
전문가들은 다이어트 효과를 기대하며 L-카르니틴을 불필요하게 복용하면, 오히려 건강에 문제가 생길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김예지 약사는 "식약처에서 승인한 L-카르니틴 적응증은 1, 2차성 카르니틴 결핍증, 허혈성 심질환에 의한 심근대사 장애, 협심증, 급성 심근 경색이다"며 "비만에 대한 적응증은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일부연구(▲koeth RA. 2013, 2014 ▲Skagen k. 2016 ▲Yang S. 2019 ▲Johri, AM. 2022 ▲Buffa JA. 2022)에서는 장내세균이 흡수되지 않은 카르니틴을 대사해 심혈관계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보고됐다"며 "특히 심혈관계 위험은 채식주의자보다 고기 섭취자에서 더 두드러졌다"고 했다.
김 약사는 "L-카르니틴 이상반응으로는 구역, 구토가 나타날 수 있고, 드물게 채취, 위염이 나타날 수도 있다"며 "경구 L-카르니틴 복용 요독증 환자에게서 경증의 근무력증이 보고되기도 했고, 총콜레스테롤과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온 사례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L-카르니틴이 정말로 체지방 감소 등 다이어트에 효과가 뛰어난 약이라면 진작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비만약으로 사용되고 있을 것이다"며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성분임에도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으로만 사용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왕도 없는 다이어트, 결국 식이·운동요법이 '답'
그렇다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건 뭘까? 식상하지만 적게 먹고, 많이 운동하는 일이다.
오한진 교수는 "체중감량은 결국 식이 조절과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며 "L-카르니틴을 구입에 돈을 쓰기보단 이미 다이어트 효과가 검증된 식이·운동요법을 실천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다만, 식사량을 줄이더라도 하루에 최소 1800~2000kcal는 섭취해야 한다"며 "너무 뻔한 얘기 같지만 균형잡힌 양질의 영양소를 섭취하면서 운동을 해야 건강하게, 요요현상 없이 체중을 감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예지 약사도 "굳이 1.3kg을 줄이려고 L-카르니틴을 복용할 이유가 있을까 싶다"며 "L-카르니틴의 효과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김 약사는 "체중감량엔 식이 조절과 운동 병행 등 생활 습관 개선이 어떤 약보다 좋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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