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말리 군사임무 11년만에 종료…쿠데타 후 관계악화

말리에서 활동하는 유럽연합(EU) 군사훈련단. EPA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서아프리카 말리에서 수행했던 다국적 군사훈련 임무를 약 11년 만에 완전히 종료하기로 했다.

독일 일간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성명에서 18일부로 말리에 주둔 중인 EU 군훈련임무단(EUTM)의 복무 기간을 갱신하지 않기로 말리 당국과 상호 합의했다고 밝혔다.

집행위는 “EUTM은 11년간 말리에 주둔하면서 말리 당국 요청에 따라 말리군과 G5 사헬 연합군 지원을 통해 테러 위협에 맞서는 데 기여해왔다”며 “그러나 변화하는 정치·안보 상황을 고려해 더 이상 훈련 임무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대화 및 안보·기술적 협력을 위한 채널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군사 임무 종료는 군정 집권 이후 양측 관계가 악화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말리에서는 2020년 8월 대규모 반정부 시위 과정에 쿠데타가 발생해 이브라힘 부바카르 케이타 당시 대통령이 축출됐다. 이후 군정이 통치하고 있다. 이 쿠데타는 지난 4년간 서부·중앙아프리카에서 일어난 여덟 건의 쿠데타 중 첫 사례다.

쿠데타로 스스로 대통령 자리에 오른 군부 지도자 아시미 고이타 대령은 2022년 2월 대선을 실시해 권력을 민정으로 이양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선거를 한 달 앞두고 이를 무기한 연기했다.

EU는 같은 해 말리 군정이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조직과 싸움을 위해 2017년 창설된 G5 사헬 연합군에서 병력을 철수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하자 대응 차원에서 EUTM의 임무를 잠정 중단한 한 바 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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