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이끄는 공유 오피스' CIC, 한국 온다…"세계로 향하는 다리되겠다"

이춘희 2024. 5. 1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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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인 나라에 대규모 센터를 성공적으로 만들어왔지만 그 목록에 한국은 빠져 있었다. 한국에서 최고의 파트너를 찾아 훌륭한 시설을 만들고자 노력해왔다. 앞으로 한국의 혁신 기업들이 세계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

팀 로우 케임브리지혁신센터(CIC) 대표(왼쪽)와 오상훈 차바이오텍 대표가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이춘희 기자]

팀 로우 케임브리지혁신센터(CIC) 대표는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에도 CIC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CIC는 세계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로 꼽히는 보스턴 일대에서도 가장 핵심 지역인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두고 있는 공유오피스 기업이다. 단순한 공유오피스를 넘어 제약·바이오 산업부터 IT, 우주산업 등 다양한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들이 입주해 활발한 네트워킹을 통해 혁신을 만들어나가는 걸 목표로 한다. 현재 한국 기업 30여곳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 프로그램 등을 통해 CIC 케임브리지에 입주해있다.

미국 5곳과 유럽(베를린, 바르샤바, 로테르담), 일본(도쿄, 후쿠오카) 등에 이어 세계에서 11번째로 생기는 CIC 한국이 택한 파트너는 차바이오그룹이다. 이날 오상훈 차바이오텍 대표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로우 대표는 "차바이오그룹은 대학도 운영하는, 병원을 기반으로 한 그룹"이라며 "의학적 치료법은 환자들에게 전달되기 위해 많은 파트너를 필요로 하는 만큼 차바이오와의 협력을 통해 CIC에 입주한 한국 스타트업들이 환자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바이오그룹은 경기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지하 4층~지상 10층, 연면적 6만6115㎡ 규모의 세포·유전자바이오뱅크(CGB)를 건립하고 있다. 내년 12월 완공 예정이다. 미국 우수의약품 제조관리 기준(cGMP)에 부합하는 제조시설과 위탁개발생산(CDMO) 시설, 줄기세포 바이오뱅크 등을 포함하는 계획이다.

CIC 한국은 CGB 시설 중 20%가량의 공간을 할애받아 300여개 스타트업이 입주 가능한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산업에 특화된 혁신캠퍼스를 목표로 한다. 입주 기업은 마티카바이오테크놀로지의 CDMO 서비스, 서울CRO의 임상시험서비스, 차종합연구원의 연구·분석 서비스 등 차바이오그룹 인프라와 역량은 물론 세계 주요 지역에 위치한 CIC의 모든 시설과 네트워킹까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된다. CGT 산업이 중심이지만 해당 스타트업만 입주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스타트업은 물론 대기업의 혁신사업팀, CGT 외의 제약·바이오 산업을 포함해 모든 영역의 기업이 입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보스턴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케임브리지 이노베이션 센터(CIC)' 건물 [사진=이춘희 기자]

로우 대표는 이 같은 네트워킹이 CIC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함께 일하려면 일단 만나고, 친해지고, 신뢰를 쌓아야 한다"며 "바이오코리아 같은 콘퍼런스에서 만나듯이, CIC에서는 옆에서 커피를 마시다가 친해지기도 하는 교류의 장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좋은 참신한 아이디어임에도 네트워킹의 부재로 인해 사장되는 경우가 많다"며 "CIC의 목적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 실제 상품, 치료제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CIC 한국은 지난해 로우 대표가 "서울 강남을 위주로 물색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서울 도심에 지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CIC도쿄 역시 도심인 토라노몬 지역에 있다. 하지만 판교를 택한 데 대해 로우 대표는 "연구 실험실이 들어갈 만한 공간을 강남에서 찾는 게 쉽지 않았다"며 "세계에서 가장 큰 바이오클러스터들인 보스턴, 샌디에이고도 도시 중심에 실험시설이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1스퀘어마일'이라고 불리는 보스턴 클러스터의 켄들스퀘어도 실제로는 보스턴이 아닌 인근의 케임브리지시에 있고, 샌디에이고 클러스터 역시 도심에서 30분가량 떨어진 라 호야 지역이 중심이다. 로우 대표는 "판교는 이미 다수의 생명과학 기업들이 입주해있다"며 "서울 주변 지역 중 클러스터가 될 잠재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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