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1st] '17골 9도움인데' 손흥민, PL 올해의 선수 후보 충격 제외 이유 '꾸준함+아시안컵+팀 성적'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손흥민이 리그에서 17골 9도움을 기록하고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올해의 선수에서 제외됐다.
9일(한국시간) PL 사무국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의 선수 후보 8명을 공개했다. 필 포든, 엘링 홀란(이상 맨체스터시티), 알렉산데르 이사크(뉴캐슬유나이티드), 마르틴 외데고르, 데클란 라이스(이상 아스널), 콜 파머(첼시), 버질 판다이크(리버풀), 올리 왓킨스(애스턴빌라)가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손흥민은 없었다. 손흥민은 올 시즌 토트넘홋스퍼 주장으로서 팀 내 최다골과 최다 도움을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제임스 매디슨, 히샤를리송, 브레넌 존슨, 마노르 솔로몬 등이 번갈아가며 부상을 당할 때에도 손흥민은 철강왕으로서 스트라이커와 왼쪽 윙어에서 고루 활약하며 시즌 막바지까지 토트넘이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경쟁을 할 수 있는 희망을 제공했다.
만약 손흥민이 후보에서 제외돼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크게 세 가지로 추측된다. 첫째는 PL에서 너무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 탓이다. 손흥민은 PL에 입성한 2015-2016시즌을 제외하면 언제나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해왔다. 스포츠 탈장으로 시즌 내내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던 지난 시즌조차 기어이 10골을 넣었을 정도다. 게다가 손흥민은 2021-2022시즌 PL 득점왕까지 차지했다. 그만큼 기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는 후보에서 제외된 다른 선수들을 봐도 알 수 있다. 18골 10도움으로 손흥민보다 좋은 공격포인트를 쌓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도 올해의 선수 후보에서 제외됐다. 또한 아스널에서 부동의 에이스인 부카요 사카도 16골 9도움을 기록했지만 후보조차 들지 못했다. 세 선수 모두 최근 몇 시즌 동안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 선수다. 공격포인트로 말할 수 없는 선수인 로드리(맨시티)도 억울하기는 매한가지다.
다만 살라는 판다이크가, 사카는 외데고르와 라이스가, 로드리는 포든과 홀란이 후보에 들어 팀 동료에게 후보를 양보해준 모양새라면 손흥민은 그렇지도 못했다. 엄밀히 말해 손흥민이 아닌 다른 토트넘 선수가 후보에 들어갔다면 그것대로 논란이 됐을 것이다.
손흥민이 올해의 선수 후보가 되지 못한 두 번째 이유는 팀 성적이다. 만약 토트넘이 다음 시즌 UCL에 어떻게든 진출했다면 적어도 이사크는 제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토트넘은 시즌 후반기에 접어들수록 동력이 떨어져가는 모습을 보였고, 현재는 리그 3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빌라와 승점 7점차로 사실상
물론 이사크가 후반기에만 12골을 넣으며 리그 20골로 뉴캐슬이 반등하는 데 큰 역할을 했음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손흥민의 팀 기여도 역시 이사크의 그것에 크게 뒤지지 않기 때문에 아쉬운 후반기 팀 성적이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마지막 이유는 아시안컵 차출이다. 손흥민은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을 위해 약 한 달 반 동안 자리를 비웠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4강까지 올라갔지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적 역량 부재, 선수단 관리 능력 부족 등의 뇌관이 터지며 끝내 우승컵을 들지 못하고 토트넘에 돌아왔다.
아시안컵은 단순히 손흥민이 PL에서 활약할 기간을 줄인 게 아니다.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 등 주전 선수들을 지나치게 혹사시켰고, 손흥민은 단 한 번도 교체되지 못하고 계속 풀타임을 소화해야 했다. 그 결과 토트넘에 돌아와서도 한동안은 체력 한계에 부딪혔고, 시즌 초반보다 이른 시간에 교체로 나가기 일쑤였다.
이는 전반기보다 후반기에 부진한 결과를 낳았다. 손흥민은 전반기 12골 5도움을 기록한 데 반해 후반기에는 5골 4도움을 쌓는 데 그쳤다. 결과값만 놓고 보면 기복이 점점 심해졌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손흥민과 함께 후보에 들지 못한 살라나 사카, 로드리가 공유하는 또 다른 공통점이기도 하다.
손흥민이 PL 올해의 선수 후보에서 제외된 건 아쉽긴 하지만, 막상 후보에서 뺄 만한 선수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나마 가장 경기력이 저조했다 볼 수 있는 이사크조차 후반기 부활하며 뉴캐슬이 다시금 유럽대항전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만들었다. 현지에서도 로드리가 제외된 게 가장 큰 논란일 뿐 다른 후보 선정에는 큰 이견이 나오지 않는 실정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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