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은 감독 바뀌어도 우승 경쟁…'포항 문화 산증인'이 꼽은 포항이 1위인 3가지 비결

김희준 기자 2024. 5. 1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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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스틸러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이번 시즌 포항스틸러스가 이 정도로 좋은 성적을 내리라는 예상은 많지 않았다. 고영준, 제카, 김승대, 하창래, 그랜트 등 주축 선수들이 이적한 데다 약 4년 동안 팀을 이끌며 FA컵(현 코리아컵) 우승까지 선사한 김기동 감독도 FC서울로 떠났기 때문이었다.


포항은 올 시즌 1라운드 로빈(1~11라운드) 종료 기준 리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원클럽맨'으로서 낭만을 보여준 박태하 감독의 전술적 역량, 후반 추가시간에만 6골을 넣는 정신력, 리그 유일 한 자릿수(8) 실점을 유지 중인 단단한 수비 등 여러 요인이 결합된 결과다.


포항 특유의 문화도 무시할 수 없다. 포항은 오랜 기간 선수와 코칭스태프, 선배와 후배 사이에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해왔고, 이를 바탕으로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을 만들었다. 2013년 승강제 도입 이후 선수단 변화, 감독 교체 등 꾸준히 굴곡을 겪으면서도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진 경우가 3번밖에 없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오범석(당시 포항스틸러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포항 문화의 산증인이라 할 수 있는 오범석 파주시민축구단 감독도 이에 동의했다. 지난 7일 '풋볼리스트'와 만난 오 감독은 포항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이유를 묻자 자신이 생각하는 세 가지 요인을 언급했다.


첫 번째는 포항을 하나로 융화시키는 베테랑 선수들이었다. 오 감독은 "포항에는 감독님께서 고참들을 잘 챙겨주시고, 고참들도 나서서 후배들을 챙기고 이끌어주는 문화가 있는 것 같다"며 이를 통해 선수들 사이에 긴밀한 관계가 형성된다고 말했다. 이는 대내외적으로 인정받는 포항의 특장점이기도 하다.


박 감독은 누구보다 포항 문화를 잘 아는 감독으로서 완델손을 주장으로 선임할 때부터 고참들의 의견을 반영했다. 신광훈으로 대표되는 포항 베테랑 선수들은 기다림과 믿음으로 팀에 흔들리지 않는 분위기를 심었다. 올 시즌에도 변함없이 포항 선수단 전체에 흐르는 가치관이 자리잡힌 것이다.


박태하 포항스틸러스 감독. 서형권 기자

체계적인 유소년 시스템도 빼놓을 수 없다. 포항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프로 축구 구단답게 유소년 체계가 잘 정비돼있다. 신화용, 이동국, 박원재, 이명주, 김승대, 신광훈 등 K리그 등지에서 굵직한 경력을 남긴 선수들을 여럿 배출했고 현재도 고영준, 이현주, 홍윤상, 김준호 등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약하는 선수들이 포항 유소년팀을 거쳤다. 오 감독도 포항 U18팀인 포항제철고 출신으로 포항에서 데뷔해 다른 팀을 거쳐 포항에서 은퇴한 선수다.


오 감독은 "포항의 가장 짙은 색채는 유스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포항만의 유스 시스템이 굉장히 오래됐다. 그런 시스템이 이어져오면서 포항만의 자부심이 생겼다"며 "포항 유스 출신 선배들은 K리그에 큰 족적을 남긴 선수들이고, 지금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도 많아 포항의 자부심이 된다고 생각한다. 유소년 선수들도 그런 선배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답했다. 포항이 유소년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구단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오 감독이 생각한 세 번째 이유는 농담과 진담이 섞여있었다. "클럽하우스 주변에 할 게 없다. 운동에 전념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클럽하우스 안에는 (운동에 필요한) 모든 게 구비돼있다. 이 또한 포항만의 잘 나가는 비결이라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클럽하우스에서 운동밖에 할 게 없다는 말은 포항 선수들에게서도 심심찮게 흘러나오는 말이다. 포항도 풋볼퍼포먼스센터를 설치하고, 리모델링으로 최신화를 지속하는 등 클럽하우스에 여러모로 공을 들이고 있다.


포항은 오는 12일 제주유나이티드를 포항스틸야드로 불러들인다. 올 시즌 개막전 울산HD에 패배한 이후 10경기 무패행진을 한 포항은 지난 3월 2-0으로 승리를 맛본 제주를 상대로 다시 한번 승점 3점 획득을 노린다.


김종우(포항스틸러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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