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재난 '위기'…"공포에 담아라"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

김채은 PD 2024. 5. 10.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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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김채은 PD]
지금 보시는 영화는 재난 영화 '투모로우'입니다. 상영 당시만 해도 상상에서 비롯된 줄 알았던 지구온난화의 결말이 이제는 현실이 됐습니다. 지난해 지구 평균 기온은 14.98도를 기록하며 역대 가장 높은 기온이었습니다.

최근에는 건조기후인 두바이 사막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고, 동남아시아는 벌써 체감온도 50도를 달성하며 온열 질환자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한창 총선을 진행 중인 인도에서는 폭염으로 인해 투표율까지 작년보다 저조한 상황입니다.

극심한 자연재해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피해에 이어 전 세계는 이상 기후로 인한 ‘기후플레이션’을 제대로 겪고 있습니다. 기후플레이션은 기후 변화로 인해 농작물 생산에 타격을 입게 되면서 식료품 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최근 베트남과 인도네이사에서의 극심한 가뭄으로 인스턴트 커피에 들어가는 로부스터 커피 가격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가나와 코트디부아르에서는 엘니뇨 현상으로 코코아 선물 가격이 1년 사이 3배로 급등했습니다. 미국 해양대기청의 기후예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8월~10월에 라니뇨가 발생한 확률은 80%로 집계되면서, 북미 지역에는 강추위를 남미 지역에는 가뭄을 유발해 곡물과 원유 가격이 급등할 전망입니다. 유럽중앙은행에서도 평균 기온 상승으로 2035년까지 식량 가격이 연평균 0.9%~3.2%씩 오를 것이라 예견하고 있습니다.

기후플레이션은 식료품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닙니다. 기후 변화는 영화 투모로우에서 나타난 것처럼, 빙하를 녹게 해 해수면을 상승시키고, 해일과 조석 변동을 일으킵니다. 이 말은 즉 우리가 쓸 수 있는 땅이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고, 특히 바다에 인접한 지역과 섬 지역에는 위험 요소로 작용하는데요. 이로 인해 지역별로 부동산 편차는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보험 컨설팅 기업 밀리만에서는 홍수 피해 전망을 집계해 본다면, 미국의 약 350만 명의 부동산 가치가 10% 넘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산업에 이어 반도체 산업에도 기후 위기는 치명적입니다. 캐나다 뉴펀들랜드 메모리얼 대학교는 이상 기후에 따른 강수량 변화는 물 부족 현상을 일으켜 반도체 제작에 필요한 수력 자원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2030년부터 10년 동안 기후변화로 인해 반도체 시설의 40%가 심각한 물 부족 현상을 겪게 될 것이고, 현재 인텔과 TSMC, 마이크론, 삼성은 미국의 물 부족 고위험 지역에 공장 시설을 짓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는 파리협정을 많은 국가들이 함께 체결했는데, ‘각자의 능력에 따라 차별화된 책임’을 부여하면서 각국은 이를 준수하는 것을 점점 미루고 있습니다. 특히 ESG 경영에 돌입했던 빅테크 기업들은 지난해 ESG 분야에서의 대대적인 감원을 단행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빅테크 기업들이 AI 개발을 위한 전력 확보에 나서면서 신재생 에너지 발전에 대대적인 투자를 펼치고 있습니다. 먼저 마이크로소프트가 탄소중립 목표를 이행하고 전기 확보에 나서기 위해 브룩필드에 1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습니다. 애플도 2030년까지 모든 제품에 대해 탄소 중립을 실천해 개발할 뜻을 밝히며, 이를 위해 47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는 태양광 스타트업인 엑소와트에 2천만 달러를 투자해 전력 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자사의 전력확보를 위한 막대한 투자이지만,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활기를 불어넣는 긍정적인 흐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머서는 기후 리스크로 인해 글로벌 주식 포트폴리오의 자산 가치는 가만히 있어도 40%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하지만, 우리는 이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 전략을 짜야되겠죠?

대표적으로 태양광 관련주들을 짚어 보겠습니다. 고금리의 여파로 태양광 설치 수요가 부진하고 1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했지만, 전문가들은 태양광 수요가 2분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에서도 내년 미국 주택용 태양광 수요는 5.4기가와트로 넘어설 전망이고, 유럽에서의 공공 요금이 급등한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데요. 골드만삭스에서도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한 막대한 전력 수요로 태양광 관련주를 주목하라고 전했는데, 이중 퍼스트솔라를 가장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퍼스트 솔라는 빅테크 기업들의 수요를 충당할 수 있는 태양광 모듈 생산 설비를 증설할 수 있고, 모듈 가격 또한 저렴해 수익성이 좋다고 평가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서는 리튬 가격이 반등한 점을 주목하며 세계 최대 규모로 리튬을 생산하고 있는 앨버말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 조정하고 목표가를 156달러로 높였습니다. 리튬은 또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장점에 이어, 지난달 미국 에너지부에서 청정 에너지 이니셔티브를 강화하기 위한 세액 공제 대상자로도 선정되면서,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책 수혜를 입을 전망이기도 합니다.

종목에 이어 기후변화와 관련된 ETF도 소개해 드리면요. 대표적으로 태양열, 풍력, 수력, 바이오 연료 발전 등 전반전인 신재생 에너지 관련 종목을 담고 있는 아이셰어즈 글로벌 클린 에너지 ETF를 주목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농산물 선물에 투자하는 인베스코 DB 애그리컬처 ETF도 최근 급등하는 모습 보이고 있습니다. 커피와 설탕을 비롯해, 대두, 코코아, 옥수수 등 주요 10가지 농산물에 투자하기 때문에 최근 급등했던 식료품에 따라 가격도 동반 상승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작년 4월에 출시된 엑스트래커즈 미국 기후행동 자산 ETF도 눈 여겨 볼만 한데요. 특정 종목이나 선물 가격을 추종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투자하는 미국 기업들로 구성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오늘은 기후플레이션으로 인한 영향과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함께 살펴봤습니다. 독일에서 발표된 한 논문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인한 전세계 연간 피해액은 5경 2천383조 원에 달하고, 이로 인한 리스크는 25년 뒤, 전세계 소득의 5분의 1을 앗아갈 예정입니다. 이상 기후에 대응하는 투자 전략을 구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모두가 힘을 합쳐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게 실질적인 투자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이었습니다.

김예림 외신캐스터
김채은 PD c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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