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건설업계, 불황 속 新브랜드 론칭·적극 수주 ‘눈길’

배수람 2024. 5. 10.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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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바꾸고 색 입히고…중견사, 브랜드 경쟁력 제고
포스코·현대 등 알짜사업 위주 정비사업 수주 활발
부동산경기 침체 분위기가 장기화하면서 건설사들의 소극적인 행보도 계속되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부동산경기 침체 분위기가 장기화하면서 건설사들의 소극적인 행보도 계속되고 있다.

국내보다 해외로 눈을 돌려 수주 일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일부 건설사들은 이와 반대로 신규 브랜드를 내놓거나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10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중견건설사를 중심으로 브랜드 신규 론칭 및 리뉴얼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 반도건설은 새로운 상업시설 브랜드 ‘시간’(時間)을 론칭했다. 앞서 2014년 ‘카림애비뉴’, 2021년 ‘파피에르’에 이어 3년 만에 신규 상업시설 브랜드를 마련했다. 이번 브랜드는 ‘사람이 머무는 곳, 시간을 즐기는 곳, 시간 공간이 되다’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한다. 오는 6월 고양 장항지구에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금호건설은 20여 년 만에 신규 브랜드 ‘아테라’를 내놨다. ‘예술’(ART)과 ‘대지’(TERRA), ‘시대’(EAR)를 조합한 것으로 단순 주거 공간이 아닌 하나의 예술로 대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6월 ‘고양 장항 아테라’, ‘청주 테크노폴리스 아테라’를 시작으로 향후 분양 예정 단지에 전면 적용할 계획이다. 아파트와 주상복합 구분없이 통합 브랜드로 활용된다.

동부건설은 2001년부터 사용해온 ‘센트레빌’ BI 리뉴얼에 착수했다. 기존 브랜드를 유지하되 실질적인 시장 수요자들의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 공모전을 통해 아이디어를 접수하기로 했다. 다음달 3일까지 약 한 달간 진행되는 공모전에는 1300만원 규모의 상금도 내걸었다.

이밖에 HL 디앤아이한라는 지난 27년간 사용해온 ‘한라비발디’를 대신할 신규 브랜드 ‘에피트’를 선보였고, 올 초 코오롱글로벌은 ‘하늘채’ 외관을 24년 만에 새 단장했다.

시장 침체기 건설사들의 신규 브랜드 론칭이 이어지는 데는 이미지 제고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시장 위기를 탈출하기 위한 출구전략인 셈”이라며 “중견사들은 아무래도 서울·수도권에서 대형사 대비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서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인지도를 좀 더 끌어올리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낡고 노후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의 최신 주거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것”이라며 “새로운 브랜드가 시장에 등장하면 아무래도 소비자들이 궁금해서 한 번 더 보게 된다. 좀 더 자사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고금리·공사비 급등으로 건설사들이 재개발·재건축에 미온적인 것과 대조적으로 적극적인 수주 행보를 나타내는 건설사들도 있다.

대표적인 곳은 포스코이앤씨다. 올 1월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1조3274억원)을 마수걸이 수주한 이후 최근 노량진1구역 재개발(1조927억원)까지 3조4282억원 규모의 수주고를 올린 상태다. 재개발·재건축을 비롯해 리모델링까지 골고루 수주실적을 쌓아 상반기가 마무리되기 전 가장 먼저 ‘3조 클럽’ 입성을 알렸다. 지난해 연간 수주액인 4조5988억원의 74.4%를 채운 셈이다.

업계 맏형격인 현대건설도 정비사업 수주에 활발하게 나서는 모습이다. 현대건설은 최근 5년 연속 정비사업 수주실적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올 들어 성남 중2구역 재개발(6782억원), 여의도 한양 재건축(7740억원) 등 굵직한 사업을 수주하며 1조4522억원의 수주실적을 챙겼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자잿값이 올라 수익성을 꾀하기 힘들어지면서 건설사들이 정비사업 수주에 워낙 관심이 시들해지다 보니 예년처럼 수주에 나선 건설사들이 더 도드라져 보이는 것”이라며 “다만 과거와 차이가 있다면 지방까지 확대해서 사업을 벌이기보다 서울, 수도권, 대도시를 중심으로 선별해 수주 전략을 짜고 미분양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라고 했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경쟁입찰이 성립되는 사업장을 찾아보기 힘들어질 만큼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하는 사업장들이 크게 늘었다”며 “건설경기가 위축되더라도 수주를 하지 않을 수는 없다. 어느 정도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라면 마진을 적게 남기더라도 안정적으로 먹거리를 챙기겠단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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