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고용 둔화 신호·국채 금리 하락에 상승…다우, 7거래일째 ↑
국채 입찰 호조에 국채 금리 하락
Fed 데일리 "인플레 둔화까지 시간 걸려"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9일(현지시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증가로 고용시장 둔화 시그널이 감지되면서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산, 투심이 살아났다. 국채 금리도 하락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31.37포인트(0.85%) 뛴 3만9387.76에 장을 마감했다. 7거래일 연속 상승이자 올 들어 최장기간 상승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6.41포인트(0.51%) 오른 5214.0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3.51포인트(0.27%) 상승한 1만6346.26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기업 실적 부진에 하락했던 증시는 고용지표 공개 후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날 미 노동부는 지난주(4월28~5월4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3만1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 만에 최고치다. 블룸버그 전문가 전망치(21만2000건)를 크게 상회하는 것은 물론, 한 주 전 20만9000건(수정치)과 비교해서도 대폭 상승했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4월21~27일 주간 178만5000건으로 집계됐다. 직전 주 대비 1만7000건 늘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고용시장 과열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고 보고 관련 지표를 주시하고 있다. 과열 양상을 보였던 미국 노동시장이 서서히 식어가는 중일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며 올해 어느 시점에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란 투자자 기대감을 자극했다. 앞서 지난 3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4월 고용보고서에도 노동시장 둔화 신호가 감지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17만5000건 증가해 다우존스 집계 전문가 전망치(24만건)를 큰 폭으로 하회했다. 실업률은 3.9%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올랐고, 주간 임금 상승률은 전월 대비 0.2%로 둔화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내릴 가능성을 67.9% 반영 중이다. 전날 65.7%에서 소폭 상승했다.
MRB 파트너스의 필립 콜마 글로벌 전략가는 "데이터는 Fed가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 편향으로 향할 기회를 제공한다"며 "시장이 이날 발표된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급증을 플러스 요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 E트레이드의 트레이딩·투자 담당 이사인 크리스 라킨은 "이것이 일회성인지 아니면 노동시장의 진정한 냉각의 일부인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Fed의 금리 인하를 위해 오는 9월까지 대기해야 한다는 생각에 적응했을지 모르지만, 무한정 기다리는 것만이 편안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미 재무부 국채 입찰이 호조를 나타내면서 국채 금리가 하락한 것도 투심을 자극하고 있다.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3bp(1bp=0.01%포인트) 내린 4.45%,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2년물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3bp 밀린 4.81% 선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이날도 Fed 당국자의 발언이 이어졌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금리가 현재 경제를 억제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을 Fed 목표치로 되돌리려면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인플레이션 둔화를 확인하기까지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메시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다음 날 발언이 예정된 미셸 보우먼 Fed 이사와 마이클 바 Fed 감독 담당 부의장의 메시지도 이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종목별로는 미국의 지역 이동통신사 US셀룰러가 미국 이동통신업계 1~2위인 버라이즌과 T모바일에 분할 매각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소식에 27.67% 급등했다. 버라이즌은 0.79%, 티모바일은 1.14% 올랐다. 일부 기업들은 부진한 실적 전망으로 하락했다. 영국 반도체 회사 ARM은 전날 부진한 실적 전망 제시 후 2.34% 내렸다. 숙박 공유업체인 에어비앤비는 1분기 실적 호조에도 부진한 2분기 실적 전망 발표 후 6.87% 밀렸다.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27달러 오른 배럴당 79.26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0.3달러 상승한 83.8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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