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종교를 믿는 이유… 심리학자에게 물어봤다

이슬비 기자 2024. 5. 1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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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유사한 겉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종교가 아닌 '사이비 종교'가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교주를 신격화하는 등 허황되고 비과학적인 교리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이 사이비 종교에 빠진다.

사이비 종교가 주체하는 모임 등에 나가서 소속감을 느끼고 사람들과 친밀감을 쌓다 보면, 점차 사이비 종교에 의존하게 된다.

흔히 사이비 종교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만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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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주를 신격화하는 등 허황되고 비과학적인 교리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이 사이비 종교에 빠진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종교와 유사한 겉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종교가 아닌 ‘사이비 종교’가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교주를 신격화하는 등 허황되고 비과학적인 교리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이 사이비 종교에 빠진다. 성격 좋고 겉으론 멀쩡해 보이던 갑자기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일도 종종 볼 수 있다. 사람들이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이유를 심리학자에게 물어봤다.

사람들이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가장 큰 이유는 ‘내면의 결핍’이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마음의 여유가 없고 극심한 불안함을 느끼면, 인간은 무언가에 의존하고 싶어 한다”며 “사이비 종교는 이런 마음을 이용해 사람들에게 접근한다”고 말했다. 사이비 종교가 주체하는 모임 등에 나가서 소속감을 느끼고 사람들과 친밀감을 쌓다 보면, 점차 사이비 종교에 의존하게 된다. 여기에 사람들을 현혹하고 통제하는 교주가 등장해 사람들을 세뇌하기도 한다. 종교에 이끌려 다니게 되면 일상생활이 아예 불가능해지고, 몇몇 사이비 종교들은 교리를 이용해 신도들에게 범죄를 강요하기도 한다. 곽금주 교수는 “사이비 종교의 교리에 세뇌되면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시키는 대로만 행동하게 된다”며 “통제당하고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더 편하고, 누군가가 나를 보호해 준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흔히 사이비 종교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만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사이비 종교를 믿는 신도들은 사회 각계각층에 분포해 있다. 곽금주 교수는 “사람의 겉모습이나 조건과는 관련 없이, 불안함과 결핍을 이겨내지 못한 사람들이 사이비 종교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가 사이비 종교에 갑자기 빠지는 일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이비 종교는 한번 믿으면 빠져나가기 쉽지 않다. 심지어 스스로 교리의 거짓과 모순을 발견해도 마찬가지이다. 이는 원래 가지고 있던 생각과 반대되는 정보를 접했을 때 스트레스를 받는 ‘인지 부조화’의 측면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곽금주 교수는 "설령 교리의 허점과 문제점을 발견한다고 해도, 사람들은 진실을 마주하는 것 자체에 불쾌함을 느낀다"며 "대부분의 사람은 불쾌함을 무시하고 내가 믿는 것만이 진실이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진실을 마주해도 자신과 속해있는 종교의 교리만이 사실이라고 스스로를 속인다. 과거 종말론자들이 세상이 멸망하지 않자 ‘기도가 지구 멸망을 막았다’라는 이야기를 했던 것이 대표적인 예다. 곽금주 교수는 “무엇이 진실인지는 사이비 종교를 믿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며 “자신이 오랫동안 믿어온 신념이 거짓이라는 걸 받아들이기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애초에 사이비 종교는 접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곽금주 교수는 “정상적인 종교는 정신 건강에 이로울 수 있지만, 사이비 종교는 반대로 우리의 삶을 파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변의 누군가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면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그들을 탓하기보단, 왜 사이비 종교에 빠질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하고 위로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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