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뒤에도 주식 사고 판다… 대체 거래소 내년 상반기 출범

넥스트레이드, 8시~20시 운영
KRX와 경쟁구도, 수수료 절감 효과
거래 정지·사이드카 등 동일 적용
접속 매매 차이 악용 방지 대책 마련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대체 거래소(ATS) 운영 방안 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식 대체 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가 내년 상반기 문을 연다. 이곳에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루에 12시간 동안 주식을 사고팔 수 있게 된다. 한국거래소(KRX)와 경쟁 체제가 도입되면서 수수료가 내려가 거래 비용 절감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는 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넥스트레이드와 KRX 등 관계 기관과 함께 세미나를 열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세부 운영 방침을 밝혔다. 금융 당국은 직장인의 투자 편의성을 높이고 시장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2013년 관련 제도를 도입한 뒤 ATS 출범을 준비해왔다. 현재 미국에서는 정규 거래소 24곳 외에 65곳의 ATS가 존재한다. 일본에서는 ATS ‘저팬넥스트’(Japannext)가 오후 4시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야간 시장을 운영해 사실상 24시간 주식 매매가 가능하다.

넥스트레이드는 KRX와 겹치는 정규 거래 시간(오전 9시~오후 3시30분) 외에 오전 8시부터 8시50분까지 ‘프리 마켓’을, 오후 3시30분부터 8시까지 ‘애프터 마켓’을 운영한다. 이에 따라 현재 6시간30분인 국내 주식 매매 시간은 5시간30분 더 늘어나게 된다. 넥스트레이드는 매매 체결 수수료를 KRX 대비 20~40% 인하할 예정이다.

넥스트레이드의 주가 변동 폭은 전일 KRX 종가 기준 위아래로 30%다. KRX의 거래 정지를 비롯해 서킷브레이커(매매 일시 정지)와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 일시 정지)도 동일하게 즉시 적용된다. 매매 대금 결제는 KRX처럼 거래 이틀 후 이뤄진다. 투자자 수요가 큰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도 매매가 가능하다. 기관 투자자는 넥스트레이드를 통해 주식을 사들여 특정 기업 지분을 5% 이상 보유하더라도 공개 매수 의무를 면제받을 수 있다.

넥스트레이드와 KRX 간 접속 매매 차이를 악용한 시세 조종 방지 장치가 마련된다. KRX의 예상 체결가 표출 시간이 10분(오전 8시50분~9시)으로 단축되고 이 기간 넥스트레이드 거래는 중지된다. KRX의 종가 단일가 매매 시간도 5분(오후 3시25~30분)으로 제한되고 이때 넥스트레이드에서는 거래를 할 수 없다.

호가 종류는 다양해진다. ‘일반’과 ‘최우선’ ‘최유리’ ‘조건부’ 기존 4가지 호가에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중간값으로 가격이 자동 조정되는 ‘중간가 호가’와 특정 가격 도달 시 지정가 호가를 내는 ‘스톱(Stop) 지정가 호가’가 추가된다.

금융 당국은 넥스트레이드에 대해서도 KRX와 같은 공매도 관리·감독 잣대를 대기로 했다. 공매도 주문 표시와 과열 종목 지정 제도 등이 똑같이 적용된다. 프리·애프터 마켓은 유동성이 낮아 가격 급변 우려가 있는 만큼 공매도는 넥스트레이드 정규 거래 시간에만 허용된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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