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즉답만 73분… 리허설 때 없던 ‘사과’ 즉석 표현도

이경원 2024. 5. 10.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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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9일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 2층 집무실에서 향후 3년간의 국정운영 방향을 설명하는 '국민보고'를 22분간 낭독했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전날 리허설과 독회 때에는 '사과'라는 표현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윤 대통령은 때로 질문 직후 "답변이 좀 길 수밖에 없게 질문을 하신다"고 말하거나 "질문 내용이 많다"고 웃음을 지어 분위기를 가볍게 만들려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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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회견] 회견 표정

회견장엔 프롬프터도 설치 안 돼
예정 시간 넘자 “한 분만 더 하시죠”
내외신 기자 150여명 취재 경쟁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 2층 집무실에서 향후 3년간의 국정운영 방향을 설명하는 ‘국민보고’를 22분간 낭독했다. 이후 내외신 취재진 150여명이 모인 1층 브리핑룸으로 내려와 “오랜만에 하는 거니까 질문을 충분히 받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별도의 원고를 준비하지 않았다. 기자회견장에는 프롬프터도 설치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 의혹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얼굴을 찌푸리기도 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실제 사퇴를 요구했느냐고 묻는 말엔 잠시 답변을 멈추고 머뭇거리는 모습도 보였다.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과 맞물린 이른바 ‘VIP 격노설’에 대해서는 즉답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애초 예정된 질의응답 시간인 60분을 넘긴 뒤에도 “한 분만 더 하시죠”라며 기자회견을 이어갔다.

대통령실 참모들은 기자회견 이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윤 대통령의 ‘사과’를 꼽았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특검 요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먼저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들께 걱정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서 사과를 드린다”고 답했다.

이는 참모들도 예상치 못했던 표현으로, 윤 대통령의 즉석 발언이었다고 한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전날 리허설과 독회 때에는 ‘사과’라는 표현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낮은 자세로 공감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건의는 있었지만 ‘사과’라고 명확히 밝힐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참모들은 윤 대통령에게 법적인 지식이나 논리를 앞세우기보다 공감을 이끄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이날 윤 대통령은 때로 질문 직후 “답변이 좀 길 수밖에 없게 질문을 하신다”고 말하거나 “질문 내용이 많다”고 웃음을 지어 분위기를 가볍게 만들려 애썼다. 윤 대통령은 “제가 너무 고집불통이라고 이렇게 비판하시는 분들도 있다”고 스스로 말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에서는 2022년 취임 100일 기자회견 당시(12개)보다 많은 20개의 질의응답이 이뤄졌다. 정치, 외교안보, 경제, 사회 등 질문이 이뤄질 주제 정도만 미리 정해졌고, 질문 내용엔 제한이나 조율이 없었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을 하기보다 국민이 원하는 것을 답변한다는 기조가 있었다”고 말했다.

질의응답 시간이 60분을 넘겨 길어지자 사회자인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시간상 이유로 기자회견을 마치려 했다. 윤 대통령은 손을 내저으며 “한 분만 더 받아보시죠”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두 개의 질문에 더 답변하고 기자회견을 끝냈다. 윤 대통령은 취재진에게 “지난 2년간 여러분들 많이 도와주셔서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이런 기회를 더 자주 만들어서 여러분들 뵙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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