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하이타임(high time)

손병호 2024. 5. 10. 00:4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영어로 '하이타임'은 '~하기 무르익은 때'라는 의미와 함께 '이미 지나갔지만 그렇다고 아예 늦은 것도 아닌 때'를 말할 때 쓰인다.

'It is high time you got that bad knee looked at by a doctor'(이미 성하지 않은 무릎이 더 나빠지기 전에 진료 받을 마지막 기회다). 외교전문지 디플로맷(Diplomat)도 최근 'It is high time to engage North Korea'(더 늦기 전에 대북 문제에 개입할 때)라는 글에서 "(한·미가) 한참 늦었지만 이제라도 대북 문제에 개입하지 않으면 북핵·미사일이 급진전되는 더 심각한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손병호 논설위원


영어로 ‘하이타임’은 ‘~하기 무르익은 때’라는 의미와 함께 ‘이미 지나갔지만 그렇다고 아예 늦은 것도 아닌 때’를 말할 때 쓰인다. 특히 후자처럼 적기(適期)는 아니어도 좋은 결과를 낼 기회가 아직 남아있거나, 더 망치기 전에 회복할 마지막 기회라는 걸 강조할 때 많이 활용된다. 캠브리지 영어사전의 사용례는 이렇다. ‘It is high time you got that bad knee looked at by a doctor’(이미 성하지 않은 무릎이 더 나빠지기 전에 진료 받을 마지막 기회다). 외교전문지 디플로맷(Diplomat)도 최근 ‘It is high time to engage North Korea’(더 늦기 전에 대북 문제에 개입할 때)라는 글에서 “(한·미가) 한참 늦었지만 이제라도 대북 문제에 개입하지 않으면 북핵·미사일이 급진전되는 더 심각한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하이타임 단어를 썼다. 윤 대통령은 “지금이 우리에겐 하이타임이다. 경제를 다시 도약시키고 외교의 새 길을 열기 위해 이 중요한 시간을 놓쳐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바로 해야 할 일이 쌓여있는데 정작 할 일은 미룬 채 진영 갈등을 키우는 정치가 계속되면 나라의 미래도 민생도 어두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전 국민을 상대로 한 대통령 연설문에 그리 익숙하지 않은 영어 단어가 들어간 건 이례적이다. 그만큼 시급히 처리할 게 많고, 이 때를 놓쳐선 안 된다는 절박함을 호소하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실제 우리 사회는 숱한 적기를 놓쳐 왔고, 하이타임마저도 지나갈 위기에 봉착해 있다. 의료개혁 갈등을 풀 기회를 계속 놓쳐 점점 최악으로 치닫고 있고, 더 늦어지면 안 될 국민연금 개혁도 21대 국회에서 합의가 불발돼 기약 없이 다음 국회로 넘어갔다. 시급한 민생법안은 국회에서 잠자고 있고, 산업계도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에서 첨단기술 주도권을 쥘 기회를 놓쳐 후회하고 있다. 무릇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 국가도 기업도 국민들도 지금 아깝게 지나가고 있는 하이타임이 없는지 꼼꼼히 둘러봐야겠다.

손병호 논설위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