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책사’ 두긴, “중국 해체”서 “협력하자” 돌변…中 “영토부터 돌려줘”

송세영 2024. 5. 9.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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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브레인' '푸틴의 책사'로 불리는 러시아 극우민족주의자 알렉산더 두긴이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계정을 개설하고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을 역설했다.

한때 '중국 해체론'을 주장하며 반중 노선을 견지했던 그의 돌변에 중국 네티즌들은 "러시아가 청나라 말기에 빼앗아간 영토부터 반환하라"며 반발했다.

이어 러시아와 중국이 "신자유주의뿐만 아니라 서구 제국주의의 도전에 맞서기 위해" 단결해야 한다면서 "미래는 우리의 것이고 그들은 결국 과거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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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두긴이 중국 웨이보에 올린 영상. 뒤에 2022년 폭탄테러로 숨진 딸의 사진이 보인다. 웨이보 캡처


‘푸틴의 브레인’ ‘푸틴의 책사’로 불리는 러시아 극우민족주의자 알렉산더 두긴이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계정을 개설하고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을 역설했다. 한때 ‘중국 해체론’을 주장하며 반중 노선을 견지했던 그의 돌변에 중국 네티즌들은 “러시아가 청나라 말기에 빼앗아간 영토부터 반환하라”며 반발했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웨이보에 따르면 두긴은 지난 6일 웨이보에 계정을 만들고 약 3분 길이의 동영상을 올렸다. 이 계정의 팔로워는 9일 7만명을 돌파했다.

두긴이 올린 영상은 자신의 서재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데 뒤쪽엔 2022년 9월 모스크바 인근에서 폭탄 테러로 사망한 딸 다리아의 사진이 놓여 있었다. 두긴은 러시아어로 말하고 중국어 자막을 달았다.

“안녕하세요, 사랑하는 중국인 친구들”이라며 인사를 건넨 두긴은 “중국의 발전이 세계경제 지형을 변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문화와 과학기술 같은 많은 분야에서 강한 활력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패배할 것이라는 중국 내 논평들을 반박했다. SCMP는 두긴이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지만,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에 기고한 칼럼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패배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한 베이징대 펑위쥔 교수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펑 교수는 우크라이나인들이 보여준 민족적 통합,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적 지지, 러시아의 극적인 탈산업화, 현대전의 요구 등 다양한 요인을 러시아가 패배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언급했다.

두긴은 “러시아의 회복력과 용기는 외부 세계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크다”며 “러시아 국민은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러시아와 중국이 “신자유주의뿐만 아니라 서구 제국주의의 도전에 맞서기 위해” 단결해야 한다면서 “미래는 우리의 것이고 그들은 결국 과거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긴은 1990년대 후반에 “중국은 러시아 남쪽에 있는 가장 위험한 지정학적 이웃”이라며 “가능한 한 최대 수준으로 해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모스크바와 베이징이 서방의 도전 앞에 연합전선을 형성해야 한다며 입장을 바꿨다.

두긴이 올린 영상은 7만개 이상의 ‘좋아요’를 얻었고 50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지만, 비판적인 내용이 많았다. “침입자는 패배한다” “우크라이나는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댓글은 각각 3000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의 영원한 우호를 위해 사할린과 블라디보스토크를 반환하라”는 댓글은 2100개 이상의 ‘좋아요’를 얻었다. SCMP는 “두긴과 그의 지지자들은 역사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정당화하지만, 이 댓글은 2차 아편전쟁 이후 러시아 제국주의의 영토 합병을 상기시킨다”고 짚었다.

러시아는 1856년부터 1860년까지 진행된 2차 아편전쟁에서 청나라의 패색이 짙어지자 중재자로 개입해 청나라의 영토였던 연해주를 차지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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