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열며] 용인 푸씨와 ‘푸덕이’

남호철,문화체육부 2024. 5. 9.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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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푸씨, 푸공주, 푸뚠뚠.' 지난달 초 중국으로 돌아간 판다 푸바오(福寶)의 애칭이다.

중국 국영 방송사인 CCTV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인 '아이판다(iPanda)' 홈페이지에는 '한국으로 여행하는 판다(재한 판다)'라는 푸바오 일가족의 전용 코너가 신설됐을 정도다.

한국을 떠나 중국 생활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난 푸바오는 격리 초반 좋아하는 과일에 손을 대지 않고 앞구르기를 반복하는 등 '이상 행동'을 보였지만 이제 새로운 환경에 어느 정도 잘 적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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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호철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용인 푸씨, 푸공주, 푸뚠뚠….’ 지난달 초 중국으로 돌아간 판다 푸바오(福寶)의 애칭이다. 2016년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 친선 도모의 상징으로 보내온 러바오·아이바오 사이에서 2020년 7월 20일 국내 최초로 자연 임신으로 태어난 판다다. ‘행복을 주는 보물’이라는 의미의 이름도 얻었다. 푸바오는 이름처럼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행복을 줬다. 그만큼 사랑도 받았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인간관계가 소원해진 우울한 시기 그동안 제대로 보지 못했던 판다를 온라인에서 접하는 신선한 경험을 하면서 푸바오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푸바오가 사육사들과 장난치며 어울리는 유쾌한 장면은 코로나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해 줬다. 푸바오 팬 ‘푸덕이’(푸바오 덕후)들도 부쩍 늘었다.

푸바오는 태어나면서부터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따라 중국으로 가는 게 정해져 있었다. 지난 3월부터 격리에 들어간 푸바오는 한 달 뒤인 4월 3일 중국으로 떠났다. 한국 생활 1354일 만이다. 당시 에버랜드에서 열린 푸바오 환송식의 라이브 영상은 무려 17만명이 동시 접속해 지켜볼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퍼져 있는 ‘푸덕이’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케 했다. 중국 국영 방송사인 CCTV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인 ‘아이판다(iPanda)’ 홈페이지에는 ‘한국으로 여행하는 판다(재한 판다)’라는 푸바오 일가족의 전용 코너가 신설됐을 정도다.

그동안 많은 해외 거주 판다가 귀환했지만 언론과 대중의 관심이 이렇게 큰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한다. 지난해 해외 각국에 살고 있던 판다 17마리가 중국으로 귀환했지만 그 어떤 판다도 푸바오처럼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지난해 귀환한 판다 중에는 일본에서 최고 인기를 누린 샹샹(香香)도 있었다. 그러나 샹샹에 대한 중국 내 관심은 거의 없다고 한다.

푸바오가 신드롬을 일으키는 데는 전체 판다 1860여 마리 중 일반인이 거의 실시간으로 출생부터 성장까지 보았던 유일한 판다인 것도 한몫한다. 에버랜드는 유튜브 공식 채널과 ‘말하는 동물원 뿌빠TV’를 통해 푸바오 관련 영상을 계속 공개하면서 수시로 근황을 전했다.

중국으로 간 푸바오는 현재 쓰촨성 워룽 선수핑 기지에서 생활하고 있다. 귀환 판다는 짧게는 1~2개월, 길게는 7~8개월 적응과정을 거친 후 일반 관람객들에게 공개된다. 한국을 떠나 중국 생활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난 푸바오는 격리 초반 좋아하는 과일에 손을 대지 않고 앞구르기를 반복하는 등 ‘이상 행동’을 보였지만 이제 새로운 환경에 어느 정도 잘 적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곧 현지 격리 생활을 마무리하고 대중들 앞에 나설 예정이다.

푸바오가 떠난 뒤 국내 많은 팬이 ‘푸바오앓이’ 중이다. 푸바오를 직접 보기 위해 쓰촨성의 성도인 청두에 가고 싶다는 국내 팬들의 바람도 터져 나오고 있다. 국내 여행사들도 청두 여행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국제 여행 플랫폼 트립닷컴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트립닷컴을 통한 중국 청두 여행상품 이용이 2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 등 중국과 관계가 불편한 서방국가들에서도 판다는 가장 중요한 외교적 가교다. 현재 한·중 관계는 그다지 좋지 않다. 하지만 한국 내에서 가장 우호적인 중국 관련 콘텐츠는 푸바오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경색됐던 한·중 관계에도 다시 물꼬가 트이면 더할 나위 없겠다.

남호철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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