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식물 건강, 우리 생명 지키는 것

2024. 5. 9.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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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코로나19 팬데믹이 이어지고 있던 2022년 3월.

유엔은 매년 5월 12일을 '세계 식물 건강의 날'로 지정·선포했다.

동식물의 건강과 환경의 건강, 그리고 인간의 건강이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것을 세계가 자각하게 된 시점에 유엔이 '식물 건강(Plant Health)'에 주목한 것은 의미가 깊다.

세계 식물 건강의 날을 계기로 식물과 함께하는 행복한 삶을 어떻게 지속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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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희 농림축산검역본부장


전 세계에 코로나19 팬데믹이 이어지고 있던 2022년 3월. 유엔은 매년 5월 12일을 ‘세계 식물 건강의 날’로 지정·선포했다. 동식물의 건강과 환경의 건강, 그리고 인간의 건강이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것을 세계가 자각하게 된 시점에 유엔이 ‘식물 건강(Plant Health)’에 주목한 것은 의미가 깊다.

우리는 80억 세계 인구의 80%를 먹여 살리는 식량과 우리가 숨 쉬는 산소의 98%를 식물에 의존하고 있다. 식물은 홍수를 조절하고 목재를 제공하며 사람이 거주하는 환경의 경관을 이뤄낸다. 식물은 지구상 모든 생명의 근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때문에 식물 건강은 기후변화와 국가 간 교역 증대로 인한 병해충, 특히 외래 병해충으로부터 식물을 보호하기 위해 중요한 개념이다. 식물 건강 보호는 세계 식량 안보와 빈곤 감소, 안전한 무역, 지속 가능한 생태 환경 유지로 이어진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병해충은 세계 작물의 최대 40%까지 손실을 입힌다. 연간 2200억 달러가 넘는 농산물 무역 손실로 이어진다. 특히 식물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외래 병해충으로부터 농작물과 생태계를 보호하는 것은 경제정책 측면에서도 가볍게 볼 수 없다.

기후변화와 국제 교역, 해외여행 증가로 병해충이 새로운 지역으로 유입될 위험성이 높아진 현대 사회에서 그 중요성은 더 높아졌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방제에 힘쓰고 있는 소나무재선충, 과수화상병과 같은 사례에서 보듯 외래 병해충이 유입되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다. 일단 유입되면 박멸은 매우 어렵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병해충 위험도에 따라 2200여종의 병해충을 지정해 공항, 항만에서 철저한 국경 검역을 하고 있다. 또한 농산물 수입 과정에서 치명적인 외래 병해충이 유입되지 않도록 수출 희망국과 검역 협상도 진행한다. 이는 상대국에 서식하는 병해충이 한국에 유입될 경우 초래될 위험을 분석한 뒤 수출국이 한국에 농산물을 수출할 때 준수할 위험관리 방안을 만들도록 하는 과정이다. 모든 과정은 각국의 식물검역 전문가 간에 과학적 근거에 바탕을 둔 치열한 분석과 협의를 거치게 된다.

정부는 외래 병해충 유입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국민의 관심과 협조가 없다면 효과는 반감된다. 해외여행 귀국길에 생과일 등 반입 금지, 해외 직구를 통해 농작물이나 식물에 해를 끼칠 수 있는 곤충·식물 구매 자제 등이 모두 국민의 협조가 필요한 일이다. 필요한 경우라도 반드시 검역본부에 신고해 식물 검역을 거쳐야 한다.

5월은 신록의 계절이다. 세계 식물 건강의 날을 계기로 식물과 함께하는 행복한 삶을 어떻게 지속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봤으면 한다. 농업과 생태계를 보호하고 나아가 우리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식물 건강은 남의 일이 아닌 우리의 일이다.

김정희 농림축산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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