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만만 탄핵소추 검사 "검찰이 철저히 수사중, 결론 지켜보라"
[선대식, 권우성 기자]
▲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가 8일 오후 각종 비위 의혹 관련 탄핵 심판 1차 변론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도착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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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섭 검사가 자신의 탄핵심판에 직접 출석했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비위 의혹이 제기된 지 7개월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오른쪽 눈에 안대를 한 이정섭 검사는 취재진 질문을 피하지 않고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는 등 여유 있는 태도를 보였다.
8일 오후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이정섭 검사 탄핵심판 1차 변론이 진행됐다. 청구인 국회 쪽에서는 김도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나왔다.
이 검사는 취재진에게 "우리 헌법재판관님들께서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저희 측 입장을 충실히 설명드리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탄핵 소추 사유를 두고 "검찰에서 철저하게 수사 중인 상황이고 제가 성실히 협조하고 있다. 결론을 지켜보시면 될 것 같다"라고 답했다.
▲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가 8일 오후 각종 비위 의혹 관련 탄핵 심판 1차 변론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도착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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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 검사 쪽 서형석 변호사는 "탄핵 소추 사유 중 범죄 경력 무단 열람, 리조트 이용, 선후배 검사 특혜 제공, 처남 마약수사 등과 관련해, 피청구인(이 검사)이 구체적으로 언제 누구에게 어떤 행위를 하여 위법행위를 했다는 것인지 특정되어 있지 않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구체적인 답변을 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라고 반박했다.
서 변호사는 "검사는 탄핵 소추 대상이 아니고, 국회의 이 검사 탄핵소추안 의결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국회 쪽 김유정 변호사는 "탄핵심판 절차는 형사 절차나 징계절차와 성격이 다르다. (탄핵심판 청구서에) 피청구인이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사실관계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정부는 국가공무원 징계 예규에서 범죄 경력 자료와 같은 민감한 정보를 유출하는 경우 해임까지 할 수 있는 중징계 내용을 마련해서 발표했다"면서 "탄핵 필요성이 충분하다"라고 강조했다.
서 변호사는 "범죄 경력 조회와 관련해서, 동료 검사들이 부탁을 받고 킥스(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접속했다는 부분이 언론을 통해 확인된 것처럼 말하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또한 처남 마약 사건 수사에서 피청구인이 도대체 어떤 식으로 관여했다는 것인지, 조금이라도 의심할 수 있는 사실관계가 드러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가운데)가 8일 오후 각종 비위 의혹 관련 탄핵 심판 1차 변론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도착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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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은 이 검사 비위 의혹을 최초로 폭로한 '이 검사 처남댁'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 증인 신청을 두고도 의견이 갈렸다.
국회 쪽은 강 대변인이 탄핵 소추 사유의 상당 부분을 직접 경험하거나 목격했다면서 그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하지만 이 검사 쪽은 "강 대변인이 (이 검사의) 직무집행과 관련해서 직접 접촉하거나 경험을 한 지위에 있지 않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정당 대변인 신분으로 증언을 믿을 수 없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재판부는 강 대변인 증인 채택 여부를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또한 강 대변인이 한 포렌식 업체에 의뢰한 남편 휴대전화 포렌식 분석 결과물에 대한 문서제출명령 채택 여부 역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엔 이 검사의 각종 비위 의혹 증거가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차 변론은 이달 28일 열린다. 이정섭 검사는 대심판정을 떠나면서 취재진에 "오늘 대리인들과 함께 저의 입장에 대해 충실히 말씀드렸고, 차회 기일까지 재판부에서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 충실히 저의 입장을 전달하겠다"라고 밝혔다.
▲ 이정섭 검사의 비위 의혹을 제기한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이 8일 오후 이 검사 탄핵심판 1차 변론이 열리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앞에서 탄핵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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