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런 일이" 부모 눈물 쏙 뺐다…육군훈련소 감동의 선물

신진호 2024. 5. 8.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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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인 8일 오전 10시 충남 논산에 있는 육군훈련소 연병장과 연무관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마련됐다. 지난 4월 1일 입대한 뒤 5주간 훈련을 마친 장병 1734명이 수료식을 찾은 부모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8일 오전 충남 논산의 육군훈련소에서 열린 퇴소식에서 장병들이 부모님에게 달아드릴 카네이션 브로치를 선보이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생각지도 못했던 선물에 부모들은 아들을 꼭 안아주며 “어떻게 이런 일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충남 홍성에서 온 중년 부부는 “사위가 늦게 군에 입대했는데 딸·손녀와 같이 왔다”며 “어려운 훈련을 잘 견뎌준 것도 고마운데 이렇게 카네이션을 받으니 너무 고맙고 대견하다”고 말했다.


장병들 "키워주신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으로 준비"


씨름 선수를 하다 군에 입대했다는 임경택(28) 이병은 “아내와 딸을 보살펴 주시는 장인·장모님께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며 “군 복무를 마치고 건강한 모습으로 가족에게 돌아가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마련된 ‘카네이션 브로치 달아주기’는 깜짝 이벤트였다. 퇴소식이 8일에 열리는 점을 고려, 육군훈련소 간부들 사이에서 “부모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 방법으로 카네이션을 달아주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한다.

8일 오전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열린 퇴소식에서 임경택 이병이 장모님에게 카네이션 브로치를 달아주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육군훈련소는 장병들에게 취지를 설명하고 퇴소식을 찾은 부모에게 직접 달아주는 것으로 결정했다. 카네이션 브로치는 장병 1명이 두 개씩 주문하고 훈련소가 대신 구매했다.


부모들 "집에 돌아갈 때까지 달고 있을게"


퇴소식에서 아들 군복에 태극기를 달아준 뒤 카네이션 브로치를 선물 받은 부모는 “새벽에 집을 나와 훈련소로 오는 내내 아들에게 무엇을 줄까 생각했다”며 “뜻밖에도 카네이션을 받고 나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고 아들이 너무 대견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모는 “아들이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길래 궁금했었는데 갑자기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줘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며 “오늘 하루, 집에 돌아갈 때까지는 아들 마음을 생각해서 꼭 달고 있을 것”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8일 오전 충남 논산의 육군훈련소에서 열린 퇴소식에서 장병들이 부모님에게 큰 절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수료식에 참석한 장병들은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입을 모았다. 또 내년 어버이날에도 전화를 드리거나 카네이션을 꼭 선물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장병들 "내년 어버이날에도 꼭 달아드릴 것"


경기도 파주에서 온 김현태(24) 이병은 “별건 아니지만,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에게 카네이션을 달아드릴 수 있어서 감사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8일 오전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열린 퇴소식에서 장병들이 베레모를 던지며 환호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부연수(21) 이병은 “우리 또래 친구들이 그렇겠지만, 초등학교 이후로는 부모님께 카네이션을 달아드렸던 기억이 없었다”며 “훈련을 받으면서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이 적지 않았는데 수료식에서 효도하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경철 연대장 "부모님에게 잘하라" 짧고 강한 당부


육군훈련소 김경철 30교육연대장은 수료식에서 그동안 노고를 위로하며 “(장병들은) 부모님에게 잘하라”는 짧고 강한 인사말을 전달했다.

논산=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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