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터뷰] '브페 같은 킥으로 리그 데뷔골' 김명순 "어버이날은 챙겼는데 어린이날은 못 챙겼네요"

조효종 기자 2024. 5. 7.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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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순(충북청주FC). 조효종 기자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충북청주FC를 패배 위기에서 구해낸 김명순이 리그 데뷔골을 터뜨린 뒤 어버이날을 맞아 효도한 기쁨과 어린이날을 챙기지 못한 아쉬움을 전했다.


6일 서울 목동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2 2024 10라운드를 치른 서울이랜드FC와 충북청주가 1-1 무승부를 거뒀다. 승점을 나눠가진 두 팀은 승점 2점 차 4, 5위를 유지했다. 승점 14인 충북청주가 4위, 한 경기 덜 치르고 승점 12인 서울이랜드가 5위다.


충북청주는 전반 9분 페널티킥을 내줘 브루노 실바에게 선제 실점을 허용했다. 이른 시간 실점으로 경기가 예상과 다르게 전개되자 충북청주 벤치는 일찍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전반 33분 U22 선수 김영환과 최석현을 불러들이고 파울리뉴, 그리고 이전 9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섰던 김명순을 투입했다. 교체 카드는 적중했다. 후반 12분 김명순이 페널티킥을 이끌어냈고, 직접 키커로 나서 동점골을 터뜨렸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드존) 인터뷰에 나선 김명순은 "후반전 투입을 준비하고 있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면서 일찍 들어갔다. 우리 팀의 실수가 나오던 상황이었다. 침착하게 하고, 압박을 새롭게 하자고 주문하셨다"고 교체 투입 전후 상황을 설명한 뒤 "운이 좋게 내가 페널티킥을 유도했는데, 누가 들어갔어도 우리 팀은 쉽게 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온 필드 리뷰' 끝에 페널티킥을 이끌어낸 장면에 대해선 "솔직히 공을 잘못 잡아뒀다. 그래서 일단 '등지자' 생각했는데 상대가 들어왔다. 처음엔 휘슬이 불리진 않았지만 무조건 페널티킥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명순(충북청주). 서형권 기자

김명순은 전담 키커가 아니었는데 직접 유도한 만큼 키커를 자처했다. 이유가 있었다. "(윤)민호 형이 없어서 파울리뉴에게 물어봤다. 파울리뉴가 '네가 차도 된다'고 양보해줬다. 리그에서 자책골밖에 없었다. 이번 기회가 아니면 리그 데뷔골을 넣지 못할 거 같아 욕심을 한 번 내봤다"며 웃은 뒤 "사실 오늘 부모님과 할머니께서 경기를 보러 오셨다. 어버이날도 다가오는데 데뷔골로 효도를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근거도 있었다. 김명순은 전담 키커 못지않게 안정적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브루누 페르난데스(맨체스터유나이티드), 조르지뉴(아스널) 등을 연상시키는 깡충 뛰어오르는 동작으로 상대 골키퍼를 완전히 속였다.


김명순은 "페르난데스 선수가 그렇게 차지 않나. 제주유나이티드에 있을 때 한 번 시도해 봤는데 골키퍼 형들이 타이밍 잡기 힘들다고 하더라. 그다음부터 이 방식으로 차게 됐다. 데뷔골 기회였지만 그래도 자신 있게 찼다"고 이야기했다.


득점을 터뜨린 김명순은 곧장 충북청주 원정팬들 앞으로 달려가 승리의 기쁨을 함께 누렸다. 원정 경기에서 뜨거운 응원으로 든든하게 선수들의 뒤를 지켜준 서포터들을 향한 고마움의 표현이었다. "우리 팬분들이 정말 열정적이다. 서울까지 오셔서 90분 동안 함께 뛰어주셨다. 정말 고마웠다. 팬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면 좋을 것 같아서 달려갔다"고 세리머니를 돌이켜봤다.


김명순(충북청주). 서형권 기자

데뷔골 세리머니로 준비한 건 없었는지 묻는 질문에는 "사실 인스타그램 릴스에 많이 나오는 '나루토 춤'을 하려고 했다. 전날이 어린이날이기도 해서 청주 어린 친구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골 넣은 순간 생각이 나지 않았다. 끝나니까 떠오르더라. 다음에 골을 넣게 된다면 해보겠다"고 웃으며 답했다.


앞서 "누가 들어갔어도 쉽게 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동료들에 대한 신뢰를 표현했던 김명순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재차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우리 팀엔 희생하는 선수들이 정말 많다. 내가 골을 넣었어도 나보다 주목을 받아야 하는 선수들이 있다. (박)대한이 형이 페널티킥을 막아줬다. (김)선민이 형, (장)혁진이 형, 원진이가 미드필드에서 압박을 열심히 해줬고, 베니시오, (이)한샘이 형이 뒤에서 버텨주기도 했다. 그 덕분에 우리가 단단한 팀이 돼가고 있다"고 동료 선수단을 치켜세웠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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