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종 등장 K-배양육 상용화 코앞”…축산업계 반발‧ 관련법 부재 등 과제 산적

임유정 2024. 5. 7.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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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배양육 산업 육성 의지 밝히며 규제 완화
미래 식품산업 화두로 배양육 드라마 까지 등장
식품업계, 투자 및 제품 개발 등 치열한 경쟁 예고
넘어야 할 산 수두룩…“국가 차원 관리방안 마련돼야”
드라마 지배종 포스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피 흘리는 고기를 거부한다.”

가축을 도살하는 육식의 시대에 종말을 고하는 드라마가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소와 돼지 사육에서 발생하는 각종 온실가스에 따른 기후 위기와 도축 과정에서 빚어지는 잔혹한 살생을 멈추고 다른 방식으로 고기를 먹는 세상을 배경으로 한다.

디즈니플러스가 지난달 10일 공개한 오리지널 드라마 ‘지배종’의 이야기다. 미래 식품산업의 화두로 꼽히는 ‘배양육’을 소재로 한다. 드라마는 국내 한 생명공학기업에서 개발한 인공 배양육이 전 세계에 ‘육식 혁명’을 일으킨 상황에서 시작된다.

실제로 푸드테크 핵심 분야인 대체식품 ‘배양육’의 상용화 초읽기에 들어갔다. 최근 정부가 배양육 산업 육성 의지를 밝히며 관련 규제를 완화함에 따라 해외뿐 아니라 국내 식품 기업들을 중심으로 관련 제품 생산과 연구개발(R&D)을 넘어 판매로 까지 환경이 조성된 분위기다.

그러나 상용화에 앞서 넘어야 할 산이 아직도 수두룩하다. 관련법 부재 역시 배양육 시장의 확대를 위한 주요 과제로 꼽힌다. 배양육 관련법이나 식품 인허가 체계가 없어서 생산·판매가 불가능한 데다, 축산업계 반발 역시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세포배양 등 신기술을 적용해 생산된 원료를 식품으로 인정받으려는 신청자가 제출해야 하는 자료의 범위를 신설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식품 등의 한시적 기준 및 규격 인정 기준’을 개정·고시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해 5월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을 개정으로 세포·미생물 배양 등 신기술 적용 원료를 식품원료 인정 대상으로 확대됨에 따라, 세포배양식품원료 등의 인정 여부에 대한 제출자료 범위 및 구체적인 절차를 정하기 위해 추진됐다.

이번 개정으로 세포배양식품원료를 식품원료로 인정신청 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신기술 적용 식품의 철저한 안전성 확보는 물론 식품 산업 활성화가 기대되는 이유다.

일반적으로 세포배양식품은 세포·미생물의 배양 등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 얻은 것으로 만든 식품을 의미한다. 미래 식량부족 및 가축전염병 확대 등으로 인한 식량위기에 대응할 대체식품으로 세포배양식품이 주목 받고 있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식물성 대체육은 대두, 밀 글루텐 같은 식물 추출 단백질로 일반 육류의 맛과 영양, 색깔을 재현해서 만든다. 높은 단백질 함량, 높은 안전성에 생산 비용이 낮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존 육류의 맛과 조직감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배양육은 생명공학 기술로 소나 돼지로부터 줄기세포를 채취해 배양시킨 뒤 식품 조미소재 등을 조합해 만든다. 식물성 대체육보다 생산 자원이 적게 들고 고기와의 맛 유사성이 매우 높아 미래 단백질 공급원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배양육은 일반 육류에 비해 토양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 물 소비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친환경 기술로 평가받는다. 동물복지에 기여해 공장식 도축에 따른 비윤리적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는 이점이 크다.

배양육 시제품 우육ⓒ대상그룹

이에 국내 기업들도 잇따라 배양육 연구개발(R&D) 및 투자를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CJ제일제당은 직접 제품을 개발하기 보다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지난 2022년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세포배양기업 케이셀에 투자했다. 앞서 2021년에는 이스라엘 기업 알레프 팜스, 싱가포르 시오크미트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이미 해외에서는 배양육이 상용화됐다. 지난해 6월 미 농무부(USDA)는 ‘업사이드 푸즈’와 식품 기술기업 '잇 저스트' 계열사 '굿 미트' 등 배양육 스타트업 2곳에서 생산한 세포 배양 닭고기의 일반 소비자 판매를 처음으로 승인했다.

국내서도 K-배양육 상용화에 속도를 내는 기업들이 있다. 일례로 대상은 배양육 대량생산을 위한 배지 제조 설비 및 대량 배양 설비를 도입하고 2025년까지 배양 공정을 확립해 배양육 배지를 제품화하고, 추후 배양육을 제품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풀무원 역시 2025년 식물성 대체육과 세포 배양육 소재를 섞은 하이브리드 제품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여기에 신세계푸드 역시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코어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과 수산배양육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3~4년 후쯤 가시적 성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세포배양식품의 본격적인 상용화를 위해서는 대량생산 체계 구축을 통한 경제성과 안전성 확보, 맛·풍미·식감 등에 있어 기존 육류와 차이를 줄이는 것 등이 과제로 남았다. 이와 더불어 소비자가 안전한 먹거리로 인식할 수 있도록 신뢰감을 쌓아야 하는 숙제도 있다.

또 이해 관계에 따른 허들도 높다. 예컨대 축산농가나 시민단체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축산업계는 배양육 시장이 커지면 고기 소비가 줄 수 있는 만큼 우선 표시기준을 문제삼을 공산이 크다. 이제 막 싹이 튼 대체육이 ‘육류 코너’에서 판매되는 것을 반대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관련법 부재로 인해 제품을 만드는 기준이 제각각 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기업들은 시장이 확장이 되면 후추 제도 개선 역시 따라올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이에 관련 식품 업체들은 배양육 시장 확장을 위해 추후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를 우선 공략할 전망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현재 원천기술 개발단계인 배양육 산업은 바이오테크 기술 진보로 초기 기술혁신 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만큼, 국가 차원의 지원과 ‘배양육 산업화’를 위한 규제·관리방안 마련이 뒷받침 돼야 할 시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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