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안보이네…’ 역대급 엔저에도 엔테크 시들

김진욱 2024. 5. 7.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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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가치가 최근 급격히 하락했지만 투자자의 시선을 끌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엔·달러 환율이 1990년 4월 이후 34년 만에 달러당 160엔 선을 돌파한 뒤 지금도 150엔대를 유지하는 등 엔화 가치가 맥을 못 추고 있는데도 엔화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쪼그라들고 있는 것이다.

당시 시장에서는 엔화 가치가 곧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했다.

전문가들은 일은이 입장을 적극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엔화 가치가 반등하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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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전액 줄고 엔화 예금도 주춤
日 완화 정책 투자 매력 떨어져
사진=연합뉴스


엔화 가치가 최근 급격히 하락했지만 투자자의 시선을 끌지 못하고 있다. 엔테크(엔화를 이용한 재테크) 열기가 뜨거웠던 지난해 말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의 엔화 환전액은 250억5000만 엔(약 2226억원)으로 지난 1월(303억200만 엔) 대비 50억 엔 이상 감소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NH농협을 포함한 5대 시중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1조2160억 엔으로 전월(1조2129억 엔)보다 31억 엔(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증가 폭이 1개월 전(5.5%)보다 대폭 꺾였다. 지난달 엔·달러 환율이 1990년 4월 이후 34년 만에 달러당 160엔 선을 돌파한 뒤 지금도 150엔대를 유지하는 등 엔화 가치가 맥을 못 추고 있는데도 엔화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쪼그라들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 엔화의 인기는 뜨거웠다. 지난해 3월 말 6222억 엔 수준이던 5대 시중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꾸준히 늘어 11월 말 1조1971억 엔까지 불어났다. 이 기간 원·엔 환율이 100엔당 950원대에서 860원대까지 급락하면서 투자 수요가 급증해 예금 잔액이 8개월 새 2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당시 시장에서는 엔화 가치가 곧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했다. ‘마이너스(-) 기준금리’ 정책을 17년간 유지해온 일본은행(일은)이 피벗(통화 정책 방향 전환)에 나서 돈줄을 죌 것이라는 관측이 뚜렷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엔데믹을 맞아 일본 여행을 준비하며 엔화를 미리 사두려는 예비 여행객의 실사용 수요도 환전액과 예금 잔액 증가를 부채질했다.

하지만 일은은 예상보다 소극적으로 통화 긴축 정책을 펼치는 모습이다.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대규모 국채 매입 정책은 유지하기로 하는 등 조심스러운 행보다. 일은이 완전한 피벗에 나서지 않았다는 평가에 엔화의 투자 매력도도 떨어졌다. 이에 일은이 단기 기준금리를 연 -0.1%에서 0~0.1%로 인상한 지난달 19일 원·엔 환율은 100엔당 891원이었는데 21일에는 875원으로 오히려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일은이 입장을 적극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엔화 가치가 반등하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외환 담당 연구원은 “달러화 가치가 내려간다면 모를까 (현재) 일은의 통화 정책만으로는 엔화의 강세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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