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포커스] 트럼프 복귀와 동맹 리스크

2024. 5. 6. 00:3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타임지 인터뷰 기사가 화제다.

트럼프는 최근 인터뷰에서 한국이 방위비를 더 분담하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음을 재차 시사했다.

트럼프 재집권 시 주한미군 철수 혹은 감축, 분담금 증액 요구 등이 거의 확실시되며 한국으로서는 트럼프의 요구를 어느 수준까지 받아들이고 어떤 반대급부를 요구할 것인지가 중요한 정책 사항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상현 세종연구소장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타임지 인터뷰 기사가 화제다. 트럼프는 최근 인터뷰에서 한국이 방위비를 더 분담하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음을 재차 시사했다. 그는 한국처럼 불안한 나라에 4만명의 미군이 있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하면서 왜 미국이 한국을 방어해야 하느냐고 했다. 미국이 사실상 한국 군대 대부분을 무상으로 지원했다면서 그가 떠난 후 한국은 분담금을 거의 지불하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의 발언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 우선 주한미군 규모는 4만명이 아니라 2만8500명이다. 방위비 분담도 미국이 전담하는 게 아니라 양국이 정기적으로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체결해 한국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정한다. 트럼프는 첫 임기 때인 2019년에 방위비 분담금으로 갑자기 전년도 분담금의 무려 6배에 가까운 액수를 요구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 시기인 2009년 7600억원이던 분담금은 2021년 1조1833억원으로 늘었다.

트럼프의 발언이 사실이든 아니든 문제는 미국 대통령으로 유력한 이가 아주 가까운 동맹에 대해 이런 시각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은 의회를 거치지 않고도 상당 부분 행정명령을 통해 그의 의지를 실현할 수 있다. 트럼프 재집권 시 주한미군 철수 혹은 감축, 분담금 증액 요구 등이 거의 확실시되며 한국으로서는 트럼프의 요구를 어느 수준까지 받아들이고 어떤 반대급부를 요구할 것인지가 중요한 정책 사항이다.

김정은과의 무모한 딜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경우 한국의 자체 핵무장 논의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석좌는 ‘한국 핵 옵션’ 보고서에 트럼프가 승리해 ‘미국 제일주의’ 기조를 추진하면 핵무장에 대한 지지율이 어떻게 될 것으로 보느냐는 설문조사 결과를 실었다. 이에 따르면 한국 내 핵 보유 반대 그룹 가운데 51%, 핵 보유 찬성 그룹의 90%, 잘 모르겠다고 답한 응답자의 83%가 지지율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는 동맹이 안보 이익만 주던 시대에서 이제 리스크도 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한국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첫째, 동맹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강화해야 한다. 한·미동맹은 여전히 한국 안보의 근간이다. 트럼프가 재선되면 큰 변화가 예상되지만 외교정책 핵심 사안에서 트럼프 한 사람이 판을 완전히 뒤엎을 여지는 크지 않다. 국무부, 국방부 등 한·미동맹과 관련된 부서들은 여전히 동맹을 중시하며 비확산 노선을 견지한다. 따라서 트럼프라는 변수에 상관없이 실무 부서들과의 협력을 제도적 차원으로까지 격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안보협력 체제의 다변화·다중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최근 한국·호주 ‘외교·국방장관(2+2) 회담’에서 미·영·호 3자 안보협력체인 오커스(AUKUS)에 한국이 참여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은 고무적이다. 한국은 일본, 캐나다, 뉴질랜드와 함께 오커스에 극초음속 미사일, 인공지능(AI), 사이버 안보, 양자컴퓨팅, 해저 기술 등 8개 첨단 군사 역량을 공동 개발하는 ‘필러2’ 참여 가능성이 높은 파트너로 고려되고 있다. 한국이 AP4(아시아태평양 4개국)의 일원으로서 나토 정상회의에 참가하는 것도 안보협력 다원화에 유익하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을 축으로 하는 양자동맹 체제인 ‘바큇살형’ 구조에서 탈피해 다양한 소다자 협의체를 중층적으로 엮는 ‘격자형’ 방식으로 중국 견제 포위망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한국도 될 수 있는 대로 다양한 소다자 협의체에 참여해 안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함으로써 트럼프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

이상현 세종연구소장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