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총선 이후 민주당, ‘다양성 실종’ 우려 현실화됐다

2024. 5. 6.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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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압승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보여주는 일련의 모습에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주요 자리의 인적 구성이 찐명(진짜 친이재명)계 일색으로만 채워지고 있는 데다, 의원들이 앞으로는 당론에 반대해선 안 된다는 공개 경고까지 나오고 있어서다.

이재명 대표가 지난주 당선인 총회에서 "당론으로 정한 법안을 개인적 이유로 반대해서 추진이 멈춰버리는 사례를 몇 차례 봤다. 그건 정말로 옳지 않다"고 밝혔는데, 자칫 당내 민주주의를 위축시킬 수 있는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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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명’ 원내대표에 초강경 부대표
이 대표는 “당론 반대 말라” 주문
‘친명 획일화’가 총선 민심 아냐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선출된 박찬대 의원이 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4·10 총선 압승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보여주는 일련의 모습에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주요 자리의 인적 구성이 찐명(진짜 친이재명)계 일색으로만 채워지고 있는 데다, 의원들이 앞으로는 당론에 반대해선 안 된다는 공개 경고까지 나오고 있어서다. 민주정당의 기본이 다양성인데, 지금 민주당은 ‘친명 획일화’만 추구하려는 것 같아 안타깝다.

특히 새로 꾸려진 원내대표단을 보면 국회 운영을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하겠다는 것인지, 힘으로만 밀어붙이겠다는 것인지 헷갈린다. 찐명 박찬대 원내대표는 당선 일성으로 “개혁 과제를 속도감 있게 처리하겠다” “머뭇거리다 실기한 과거 민주당과 결별하겠다” “국민이 정치 효능감을 느끼도록 하겠다”고 발언했다. 협상과 타협보다는 여차하면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는 말로 들린다. 게다가 그가 임명한 박성준·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는 강성 중 강성으로 꼽힌다. 통상 여야 원내대표의 협상이 막히면 상대적으로 온건한 수석부대표단이 뭍밑에서 중재하곤 했는데, 과연 그런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원내대표단과 함께 민주당 차기 국회의장 후보들도 대부분 찐명 강성인데 이들이 의기투합해 입법 독주에 나서면 국회가 또 얼마나 시끄러울지 걱정이 앞선다.

이재명 대표가 지난주 당선인 총회에서 “당론으로 정한 법안을 개인적 이유로 반대해서 추진이 멈춰버리는 사례를 몇 차례 봤다. 그건 정말로 옳지 않다”고 밝혔는데, 자칫 당내 민주주의를 위축시킬 수 있는 발언이다. 이 대표는 “우리가 독립된 헌법기관이지만 한편으론 민주당이란 정치결사체의 구성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이는 앞으로 친명계 의중대로 당론이 정해지면 다른 의원들은 상임위와 본회의에서 거수기 역할만 하라는 것으로 들린다. 당내 압도적 다수파인 친명계가 표 대결로 당론을 정하면 막을 도리가 없는데, 입법 과정에서도 잠자코 있으라는 주문인 셈이다. 과거 민주당에서 소신을 밝혔다 탄압 받은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 같은 의원은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는 게 이 대표의 속마음이 아닌지 되묻고 싶다.

찐명 강경파만 득세하고, 소수파의 정치적 소신을 옥죌 수 있는 이런 분위기에선 민심이 제대로 전달되기 어렵고, 당의 다양성도 저해될 수밖에 없다. 또 국회는 충돌만 하고, ‘이재명 사당화’만 재촉될 것이다. 그게 총선의 민심이 아니라는 건 민주당도, 이 대표도 잘 알 것이다. 국민이 일방적 국정운영에서 벗어나라고 윤석열정부를 가혹하게 심판했듯, 민주당이 국회에서 힘자랑만 하고 획일적·독선적인 당 운영을 한다면 그땐 민주당이 심판받을 차례다. 민주당과 이 대표가 강성만 있고 다양성은 실종됐다는 비판을 결코 흘려듣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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