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시진핑에 특급 환대…‘제2 고향’ 피레네로 초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5일 프랑스·세르비아·헝가리 유럽 3개국 순방에 나섰다.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미국의 우방이면서도 대중 정책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표방하는 프랑스와의 정상회담 결과가 주목된다.
중국 관영 신화사는 이날 오전 시 주석이 베이징에서 전용기를 타고 첫 방문지인 프랑스를 향해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의 유럽 단독 순방은 이탈리아·모나코·프랑스 3개국을 방문한 2019년 3월 이후 5년여 만이다.
이번 순방에는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 시 주석의 비서실장이자 최측근 실세로 꼽히는 공식 서열 5위인 차이치(蔡奇) 중국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 외교 사령탑인 왕이(王毅) 중앙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등이 동행했다.
시 주석의 프랑스 국빈 방문이 양국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이뤄지는 만큼 초점은 우호 증진에 맞춰질 전망이다. 시 주석은 이번 방문을 미국 중심의 대중 견제망에 틈새를 벌릴 기회로 볼 가능성이 크다. 시 주석은 6일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3자 회담도 할 예정이다.
엘리제 궁은 양국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정세를 핵심 의제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여름 파리 올림픽을 개최하는 프랑스는 경기 기간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을 추진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압박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의 방중이 오는 15일로 예정된 만큼 중국의 전향적 입장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은 7일 파리 일정을 마친 시 주석 부부를 외할머니 고향인 남부 피레네 산맥으로 초대해 환대할 예정이다. 스페인과 국경을 접한 피레네 산맥의 투르말레 인근은 마크롱 대통령이 어린 시절 외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자주 방문해 ‘제2의 고향’으로 불린다. 피레네 회동은 지난해 4월 중국을 방문한 마크롱 대통령을 위해 시 주석이 마련했던 광저우 일정에 대한 답례로 마련됐다.
시 주석은 다음 순방국인 세르비아에서 1999년 북대서양조합기구(NATO) 전투기의 오폭으로 파괴됐던 중국 대사관 부지에 건립된 중국문화센터 개관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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