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힙했던 LP 커버와 ‘힙노시스’…“규범·관례 깬 예술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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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1980년대를 대표한 영국의 록밴드 핑크 플로이드는 음악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음악 못지않게 앨범 커버로도 화제를 모았다.
코르빈 감독은 "이들은 가위와 종이를 이용해 사진을 오려 붙이고 사진의 일부분을 재촬영해서 다시 조합하는 방법 등도 시도했다. 강렬하고 전위적인 상상력의 소유자들이었다"면서 "개인적으로는 핑크 플로이드의 '아톰 하트 마더'(1970) 앨범 커버를 무척 좋아한다. 아무 글자도 없이 젖소 한 마리를 내세운 대담함과 단순함이 정말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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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제플린, 핑크 플로이드 등과 작업한 뒷이야기 전해
1970~1980년대를 대표한 영국의 록밴드 핑크 플로이드는 음악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음악 못지않게 앨범 커버로도 화제를 모았다. 과학적 개념인 삼각형 모양의 프리즘을 활용한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1973) 커버는 이 밴드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 봤을 이미지다. 이 앨범은 6500만장의 판매고를 올렸고, 커버는 비틀스의 ‘애비 로드’(1969)와 더불어 세계 최고의 앨범 커버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록 음악의 역사를 바꾼 전설적인 디자인 스튜디오 힙노시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힙노시스: LP 커버의 전설’이 지난 1일 개봉했다. 1968년 스톰 소거슨과 오브리 파월을 주축으로 영국 런던에서 활동한 이들은 레드 제플린, 핑크 플로이드, 폴 매카트니 등 당대 최고 뮤지션들의 앨범 커버를 작업했다. 배우 겸 제작자 콜린 퍼스가 만든 이 다큐멘터리는 두 명의 천재 디자이너가 한 팀을 꾸려 음악사에 길이 남을 LP 커버들을 만든 과정, 그리고 이들과 함께 작업한 음악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다큐멘터리를 연출한 안톤 코르빈 감독은 5일 국민일보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음반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들과 시기에 관한 지식을 재미있고 짜임새 있게 전달하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과제였다”며 “힙노시스의 뛰어난 점은 디지털 시대 이전에 불가능에 가까웠던 일을 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힙노시스가 만든 커버가 세월이 지나도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당시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파격적인 방식으로 작업했기 때문이다. 록밴드 10cc의 앨범 ‘룩 히어’(1980) 커버를 만들기 위해 하와이의 바다에 정신과용 침대 소파를 만들어 설치한 뒤 대학 농장에서 양 한 마리를 데려와 사진을 찍는가 하면, 나이스의 ‘엘레지’ 앨범 커버는 사막에 60개의 축구공을 설치한 이미지로 대지미술이 앨범 커버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도 했다.
코르빈 감독은 “이들은 가위와 종이를 이용해 사진을 오려 붙이고 사진의 일부분을 재촬영해서 다시 조합하는 방법 등도 시도했다. 강렬하고 전위적인 상상력의 소유자들이었다”면서 “개인적으로는 핑크 플로이드의 ‘아톰 하트 마더’(1970) 앨범 커버를 무척 좋아한다. 아무 글자도 없이 젖소 한 마리를 내세운 대담함과 단순함이 정말 좋다”고 말했다.
‘괴짜 천재’로 이름을 날리던 소거슨은 2013년 세상을 떠났다. 파월은 다큐멘터리를 이끄는 화자로 출연해 여러 작업의 뒷이야기를 전했다. 매카트니와 록밴드 오아시스의 멤버 노엘 갤러거 등은 힙노시스와의 일화뿐만 아니라 당시 음악시장 분위기에 대해 친절한 설명을 곁들인다. 당대의 명반들이 배경음악으로 삽입돼 듣는 재미도 더한다.
파월은 서면 인터뷰에서 “이 영화를 보고 관객들이 좋은 작품에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좋은 작품은 그걸 만든 아티스트보다 오래 살아남는다는 것, 예술의 가치는 돈보다 우선시돼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
힙노시스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묻자 파월은 “힙노시스는 규범과 관례를 깨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고 단순한 앨범 커버가 아니라 예술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 힙노시스를 창립하고 50여년이 흘렀지만 우리의 유산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답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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