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 지방층 얇은 시니어 ‘족부 질환’ 주의 [헬스]
지난해 시작된 ‘맨발 걷기(어싱·Earthing)’ 열풍이 올해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건강에 좋다는 소문이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면서 맨발로 공원이나 잔디를 활보하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송파구, 구로구, 서초구 등 서울 자치구들도 황토 맨발 길을 조성하며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맨발 걷기 성지’라고 불리는 몇몇 황톳길과 흙길은 평일·주말 할 것 없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다만 맨발 걷기 효과를 두고 의학계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분명 혈액 순환과 운동량 증가 효과 등 건강에 도움을 주지만, 고령의 시니어층은 발바닥 지방층이 얇아 족저근막염 등 다른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잔디밭과 황톳길 외에도 ‘산길’ 어싱이 유행인데, 맨발로 하산할 경우 하중이 실리면서 힘줄염과 족저근막염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족저근막염이나 관절염을 겪고 있는 환자라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족저근막염은 발바닥 족저근막에 반복적인 미세 손상이 누적돼 발생한 염증이다. 족저근막은 종골(발뒤꿈치뼈)부터 발바닥 근육을 감싸고 발바닥 아치를 유지하는 단단한 섬유막이다. 몸을 지탱하고 충격을 완화하는 기능을 한다. 족저근막염은 갑자기 발생하지 않는다. 대부분 서서히 증상이 나타난다. 김민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족저근막염 증상은 서서히 발생하는데 아침에 일어난 직후 처음 몇 발자국 디딜 때 발뒤꿈치 부위에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다 점차 걸음을 걷다 보면 통증이 줄어드는 증상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고 했다.
족저근막염은 물리치료 같은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90% 이상 회복 가능하다. 다만 회복 기간이 대개 6개월 이상으로 비교적 느린 편이다. 증상이 심할 때는 보조기를 사용해 밤새 족저근막을 이완된 상태로 유지하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스트레칭은 치료의 기본이다. 무릎을 편 상태에서 발목을 발등 쪽으로 서서히 구부려주는 족저근막의 스트레칭 운동, 벽을 마주 보고 서서 발바닥을 바닥에 붙인 후 벽 쪽으로 미는 아킬레스건 스트레칭 운동이 도움이 된다.
부종이 동반되는 급성기의 경우 약물로 치료한다. 통상 소염진통제 수준 약물이다. 이때 증상 호전이 없다면 통증 부위에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를 한다. 다만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는 족저근막 파열을 악화시키거나 발바닥 뒤꿈치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지방 패드를 녹이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김민욱 교수는 “족저근막염 초기 단계에는 약물 치료와 스트레칭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지만, 보통 즉각적인 호전이 아닌 6개월 이상의 보존적 치료를 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만큼 환자의 참을성과 꾸준함이 중요하다”며 “특히 족저근막염은 증상이 오래될수록 치료 성공률이 낮아진다. 증상이 의심될 때는 가능한 빨리 재활의학과나 정형외과 진료를 받고 조기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57호 (2024.05.01~2024.05.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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