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국내 공공시설에 폭탄 설치"…日 변호사 사칭 협박메일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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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인 5일 국내 공공시설에 폭탄을 설치해 터뜨리겠다는 메일이 발송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4일 경찰청 등은 이날 오전 3시42분께 일부 국내 언론사에 "어린이가 많이 찾는 한국 공공시설들에 고성능의 폭탄을 설치하겠다"는 내용의 협박 메일이 전송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20일 오전 6시8분께 캐나다의 주밴쿠버대한민국총영사관 직원은 '경기 중 폭탄을 터뜨려 오타니 쇼헤이 선수 등을 해치겠다'는 협박 메일을 받고 경찰에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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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용의자 추적 및 테러 대응 태세
어린이날인 5일 국내 공공시설에 폭탄을 설치해 터뜨리겠다는 메일이 발송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4일 경찰청 등은 이날 오전 3시42분께 일부 국내 언론사에 "어린이가 많이 찾는 한국 공공시설들에 고성능의 폭탄을 설치하겠다"는 내용의 협박 메일이 전송됐다고 밝혔다. 이 메일에는 "이 테러는 일본인에게 차별적인 발언을 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한 보복"이라는 내용도 들어있었다.
해당 메일은 영어로 작성됐으며, 발신자는 자신을 일본 변호사 '가라사와 다카히로'라고 소개했다. 이 이름은 지난해 8월부터 각종 시설을 폭파하겠다며 국내에 발송되고 있는 협박 메일에 사용된 것과 동일하다. 지난해 8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시작으로 서울시청과 대법원, 대검찰청 등을 잇달아 테러 대상으로 지목하는 협박 메일이 가라사와 다카히로 등의 이름으로 발송되면서 경찰이 수색에 나서는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은 이들 메일이 일본 내 인터넷 주소(IP)에서 발송된 사실을 확인하고 일본 경시청에 협조를 요청했다.
최근 일본에서는 실제로 존재하는 변호사나 법률사무소 계정을 도용해 이메일을 보내는 수법의 피싱 범죄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의가 도용된 가라사와 다카히로 변호사는 지난해 8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국의 협박 메일 기사를 언급하며 "내 이름이 허락 없이 이용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일본에서는 이런 종류의 범죄를 단속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일부 극단주의자들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몇몇 언론사와 경기 평택항만출장소 등 여러 기관에 '황산 테러를 하겠다'는 내용의 팩스가 들어와 경찰이 수사한 일도 있었다. 당시 일본 변호사 하라다 가쿠우에 명의로 보낸 팩스에는 "언론사 직원과 그 가족에 대해 황산 테러를 하기로 했다","고성능 폭탄을 실은 '가미카제(神風)' 드론 778대를 소유하고 있다", "스기타 이츠아키와 후카츠 히나리에게 자치단체 시설 및 대중교통, 일본 대사관에 특공을 하도록 했다"는 문구가 일본어와 한국어로 적혀 있었다.
이에 앞서 서울 영등포구의 한 외국인 지원센터에도 경찰청·검찰청·국방부·국세청 등을 폭파하겠다고 쓴 팩스 2장이 잇따라 들어왔다. 팩스는 일본어와 영어로 작성됐으며, 발신자는 일본 변호사 가라사와 다카히로와 하세가와 료타라고 쓰여 있었다. 해당 팩스에는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 등이 일본어로 적혀 있었으나 모두 허위 정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에도 2024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서울 개막전 경기 중 경기 장소인 고척돔에 폭탄 테러를 하겠다는 메일을 받았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수색에 나섰지만 위험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지난달 20일 오전 6시8분께 캐나다의 주밴쿠버대한민국총영사관 직원은 '경기 중 폭탄을 터뜨려 오타니 쇼헤이 선수 등을 해치겠다'는 협박 메일을 받고 경찰에 신고했다. 메일은 영어로 작성돼 있었으며 발신자는 자신이 일본인 변호사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 메일이 작년 8월부터 일본에서 국내로 연달아 발송된 협박 메일·팩스와 내용과 형식이 비슷한 점으로 볼 때 동일범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경찰은 이번 협박 메일이 앞서 메일이나 팩스를 보낸 용의자와 동일인의 소행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용의자 추적에 나서는 한편 테러 예고에도 대응할 계획이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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