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희소식 'KIM 中 데려갔던' 전 스승, 뮌헨 부임 앞 순위…투헬 안 봐도 된다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김민재에게는 희소식이다. 과거 베이징 궈안 시절 김민재를 열렬하게 원해 데려왔던 로저 슈미트 감독이 그의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에 부임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기존 후보로 선정됐던 지도자들이 줄줄이 뮌헨의 제안을 거절하거나 잔류를 선언하면서 자연스럽게 슈미트 감독에게 차례가 왔다.
시즌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현 시점 뮌헨의 화두는 새 감독 선임이다. 토마스 투헬 감독이 이번 시즌까지만 뮌헨을 지도하는 게 결정되면서 뮌헨은 곧바로 차기 감독 선임 작업을 시작했고, 여러 후보들을 리스트에 올려둔 상태다.
당초 뮌헨은 이번 시즌 자신들을 제치고 최초의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을 이뤄냈고, 무패우승 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바이엘 레버쿠젠의 사비 알론소 감독을 최우선순위로 올려놨으나 알론소 감독이 레버쿠젠 잔류를 선언하며 무산됐다.
뮌헨이 눈을 돌린 곳은 독일 축구대표팀이었다. 앞서 한 차례 동행했던 독일의 젊은 전술천재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에게 다시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나겔스만 감독은 독일축구협회와 2026년까지 재계약을 맺으며 뮌헨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실하게 드러냈다.
당시 나겔스만 감독은 "(재계약은) 내 마음의 결정이다. 대표팀을 훈련시키고 국내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일하는 건 큰 영광이다. 팬들의 열정도 날 감동시켰다. 홈에서 열리는 유로 2024에서 성공을 거두고, 2년 뒤 월드컵에도 도전하길 기대하고 있다"라고 했다.
다른 구단과의 경쟁에서도 패배했다. 뮌헨이 작성한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린 또 다른 지도자였던 아르네 슬롯 감독은 위르겐 클롭 감독을 대신하기 위해 페예노르트를 떠나 프리미어리그(PL) 명문 리버풀로 향하게 된 모양새다. 슬롯 감독이 리버풀행을 원해 페예노르트 구단 측에 협상할 기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 번째 후보였던 랄프 랑닉 감독마저 오스트리아 대표팀 잔류를 선언했다. 오스트리아축구협회가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랑닉 감독이 2024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가 끝난 이후에도 오스트리아 대표팀을 이끌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네 명의 후보들의 이름이 명단에서 지워졌지만, 뮌헨 차기 감독으로 거론되는 감독들은 여전히 많이 있다.
독일 유력 매체 '빌트'는 랑닉 감독마저 오스트리아 대표팀 잔류를 확정 지은 현 상황에서 아직 남아 있는 후보 6명의 배당을 공개했다.
'빌트'에 따르면 프리미어리그(PL)에서 돌풍을 일으킨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의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이 선두다. 다만 데 제르비 감독은 최근 독일 '스카이 스포츠'를 통해 본인은 브라이턴에 머물고 싶다는 의사를 확실하게 전했기 때문에 후보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데 제르비 감독 다음으로 배당이 높은 감독은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얼굴인 슈미트 감독이다.
'빌트'는 "과거 레버쿠젠의 감독이었던 슈미트 감독은 두 번째로 높은 배당을 받고 있다. 현재 벤피카의 감독인 슈미트 감독은 벤피카 생활에 만족하고 있지만, 뮌헨 감독들 사이에서 트레이드가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슈미트 감독은 레버쿠젠을 지휘하던 시절 당시 유망주였던 손흥민을 지도했다. 슈미트 감독은 손흥민에게 많은 출전 기회를 주는 등 손흥민을 적극적으로 기용했고, 손흥민은 한 시즌 동안 슈미트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42경기에 출전해 17골 3도움을 기록했다. 이후 손흥민이 현 소속팀인 토트넘 홋스퍼로 떠나며 두 사람의 짧은 인연도 끝났다.
슈미트 감독과 한국 선수의 인연은 손흥민이 끝이 아니었다. 레버쿠젠을 떠나 2017년 중국 슈퍼리그 베이징 궈안 지휘봉을 잡은 슈미트 감독은 2019년 김민재가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하면서 다시 한번 한국 선수를 지도하게 됐다.
하지만 이번에도 인연은 짧았다. 슈미트 감독은 시즌 도중 팀의 성적이 약간 떨어지자 경질됐다. 당시 베이징 궈안의 순위는 여전히 3위였지만 구단 측은 슈미트 감독에게 두 번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
김민재를 가르친 기간은 짧았지만, 슈미트 감독은 김민재의 재능을 제대로 알아봤다.
김민재가 나폴리에서 이탈리아 세리에A 최고의 수비수로 거듭나고 뮌헨을 비롯한 다수의 빅클럽들과 연결될 당시 SL 벤피카에 있던 슈미트 감독은 김민재가 월드 클래스가 될 자질을 갖췄다고 평가하며 눈길을 끌었다.
슈미트 감독은 독일 최고의 축구전문지 '키커'를 통해 "김민재는 월드 클래스가 될 잠재력이 있는 뛰어난 센터백이다. 김민재는 오랫동안 '괴물'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었다. 그 별명은 김민재의 재능을 단번에 압축한 단어다"라며 김민재를 치켜세웠다.
만약 슈미트 감독이 뮌헨에 부임한다면 김민재와 슈미트 감독은 약 5년 만에 재회하게 된다. 슈미트 감독의 부임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은 김민재에게도 희소식이나 다름없다.
현재 투헬 감독은 김민재가 자신의 수비 전술과 잘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마테이스 더리흐트와 에릭 다이어를 기용하고 있지만, 베이징 궈안 시절 김민재 카드를 즐겨 사용했던 슈미트 감독이 올 경우 김민재에게도 더 많은 시간이 주어질 공산이 크다. 김민재가 아쉬운 첫 시즌을 뒤로 하고 다시 뮌헨의 주전 수비수로 올라설 기회를 잡게 되는 것이다.
물론 김민재도 안심하고 있을 수는 없다. 최근 레알 마드리드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대형 실책을 두 번이나 범하면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김민재는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해 스스로 경쟁력을 키울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다가오는 슈투트가르트와의 독일 분데스리가 경기에서 김민재에게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레알전 이후 김민재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던 감독이 슈투트가르트전을 앞두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김민재를 선발로 내세울 것이라고 말한 상태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가 레알과의 경기에서 범한 실수에 대해 "항상 공격적이고 이기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수비할 수 있는 방법이 더 많다. 김민재는 때로 수동적으로 수비할 필요가 있다"며 "그는 두 차례 실수를 통해 교훈을 얻었고 실수는 좋은 추진력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김민재는 우니온 베를린과의 경기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아스널과의 경기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우린 계속 그를 지지할 것이며 실수 때문에 그를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민재 선발 출전 가능성도 시사했다. 투헬 감독은 "그가 내일 경기에서 나올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더리흐트는 출전이 불가능하고 다요 우파메카노도 무엇인가 (불편함을) 느꼈다. 우리는 내일 오직 두 명의 센터백만 가질 수도 있다"고 김민재 선발 출격을 암시했다.
김민재를 다시는 안 쓸 것 같던 투헬이 이틀 만에 태도를 바꾼 것은 뮌헨 수비라인의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당장 4일 슈투트가르트전을 치러야 하는데 센터백 두 명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김민재를 빼면서 미드필더인 콘라드 라이머 혹은 레올 고레츠카를 센터백으로 쓰는 것도 무리가 뒤따른다.
결국 김민재를 슈투트가르트전, 더 나아가 9일 레알 마드리드 원정에서 다시 쓰기 위해선 그를 다시 치켜세우고 그의 능력을 인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투헬은 이번 발언으로 김민재와 같이 가겠다는 신호를 다시 준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독일축구협회, 오스트리아축구협회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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