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타자 출루하면 바꾸려고…" KIA가 5회 황동하에 마운드 맡긴 이유는? [광주 현장]
(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교체 타이밍을 놓고 고민하던 KIA 타이거즈가 황동하를 더 끌고 간 이유는 무엇일까.
황동하는 3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4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2탈삼진 3실점으로 개인 한 경기 최다이닝(종전 지난해 8월 2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4⅔이닝)을 소화했다. 하지만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시즌 2패째를 떠안았고, KIA는 2-4로 패배하면서 2연패에 빠졌다.
황동하는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달 27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이어 다시 한 번 대체 선발 임무를 맡았다. 1회초 1사 만루의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겼고, 2회초 황영묵의 1타점 적시타로 실점했다. 하지만 3회초와 4회초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안정감을 찾는 듯했다.
황동하는 5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왔고, 선두타자 황영묵을 땅볼로 돌려세웠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황동하는 1사에서 최인호에게 안타를 맞은 뒤 정은원에게 우월 투런포를 허용했다. 그러면서 두 팀의 격차는 3점 차까지 벌어졌다.
황동하는 요나단 페라자의 안타 이후 노시환, 채은성을 각각 뜬공과 땅볼로 잡아내면서 이닝을 끝냈다. 6회초를 앞두고 김건국에게 마운드를 넘겨주면서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사실 정재훈 투수코치가 5회초 1사 1루에서 한 차례 마운드를 방문했지만, 황동하는 계속 마운드를 지켰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이 실점으로 이어진 셈이 됐다. 코칭스태프는 어떤 계산을 하고 있었을까.
이범호 KIA 감독은 4일 한화와의 시즌 5차전을 앞두고 "9번타자 최인호, 1번타자 최인호, 2번타자 정은원 모두 좌타자였기 때문에 (황)동하가 선두타자를 내보내게 되면 곧바로 좌완 (곽)도규를 쓰려고 했다. 그런데 선두타자가 아웃된 이후 다음 타자가 출루했기 때문에 정은원까지 승부한 뒤 (장)현식으로 바꾸자는 상황이었는데, 거기서 정은원이 홈런을 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벌어질 상황에 대해 모두 체크할 순 없으나 2~3가지 상황까지 생각하고 있어야 하는데, 투런포가 나오다 보니까 나도 그렇고 정재훈 투수코치도 머리가 복잡해졌다. 상대 선발(리카르도 산체스)의 구위를 감안했을 때 불펜을 빨리 가동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런 부분이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황동하가 많은 이닝을 책임진 건 선수와 팀 모두에게 고무적인 부분이다. 이 감독은 "'(5회초를 앞두고) 동하를 교체했어야 했나'라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본인으로선 5이닝을 소화하고 내려왔기 때문에 기분이 더 좋을 것 같기도 하다. 여러 면에서 본인에게 좋은 경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직 구종이나 여러 면에서 완성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보긴 해야 하지만, 선발투수가 5이닝 100구까지 계속 구속을 유지할 수 있다는 건 체력이 상당히 좋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팀들도 그렇지만 선발투수를 어떻게든 계속 만들어야 한다. 그게 어렵기 때문에 감수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 않나 싶다. 앞으로 더 좋아질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태양을 상대하는 KIA는 박찬호(유격수)-김도영(3루수)-나성범(지명타자)-최형우(좌익수)-소크라테스 브리토(중견수)-이우성(1루수)-김선빈(2루수)-한준수(포수)-최원준(우익수) 순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투수는 윌 크로우다.
박찬호와 함께 테이블세터를 꾸릴 타자는 김도영이다. 이범호 감독은 "선수에게 체력적으로 어떤지 물어보고 있는데, 아직 본인이 괜찮다고 한다. 체력이 떨어졌을 때 어떻게 극복하고 풀어가는지도 배워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밸런스나 타격적인 면에서 1~2경기 정도 놓친 것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믿음을 보냈다.
사진=KIA 타이거즈,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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