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기본 설정 해달라” 구글, 한 해 27조원 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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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자사 검색엔진을 아이폰의 기본 설정으로 탑재하기 위해 지난 2022년 애플에 200억 달러(약 27조2440억원)를 건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미 정부는 구글이 검색엔진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기 위해 스마트폰 제조사와 통신사업자에 수십억 달러를 지불했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재판은 구글이 장악한 글로벌 검색엔진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는 '세기의 소송'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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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독점 소송 재판에서 뒤늦게 알려져
“기술·산업 지형 재편할 초대형 재판”
구글이 자사 검색엔진을 아이폰의 기본 설정으로 탑재하기 위해 지난 2022년 애플에 200억 달러(약 27조2440억원)를 건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구글을 상대로 하는 반독점 소송이 진행 중인 미국 워싱턴DC 연방법원에서 공개된 문서에 적시된 내용이다. 기존에 알려진 금액보다 훨씬 늘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구글 반독점 소송을 제기한 미 법무부는 혐의를 입증할 증거로 전날 이 문서를 재판부에 공개했다.
미 정부는 구글이 검색엔진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기 위해 스마트폰 제조사와 통신사업자에 수십억 달러를 지불했다고 주장해왔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 정황이 담긴 물증을 제시한 것이다.
구글은 2002년 애플의 기본 웹 브라우저 사파리에 자사 검색엔진을 기본값으로 설정하는 계약을 맺었다. 애플은 이후 검색 광고로 획득한 수익을 공유한다는 조건에 따라 구글로부터 광고 수익의 36%를 받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구글이 애플에 지급한 금액은 2021년 5월까지 매월 10억 달러 이상으로 알려졌다. 액수는 점차 늘어 2021년 180억 달러에서 2022년 200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번 소송은 미 법무부에서 2020년 10월 구글이 압도적 시장 지배력을 구축하면서 반독점법을 어겼다고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구글이 공정한 경쟁을 해치고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했다는 게 정부 측 주장이다. 반면 구글은 이용자들이 더 좋은 검색 서비스를 선택했을 뿐이라고 항변한다. 양측은 3일 최후 변론을 앞두고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번 재판은 구글이 장악한 글로벌 검색엔진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는 ‘세기의 소송’으로 평가된다. 1998년 인터넷 익스플로러 끼워 넣기로 PC·브라우저 시장을 장악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한 반독점 소송 이후 가장 큰 사건으로 꼽힌다.
당시 1심에서 기업 분할 판결을 받은 MS는 항소 끝에 간신히 분할을 피했지만, ‘인터넷 제국’의 아성에 커다란 균열을 겪었다. 구글도 같은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블룸버그는 “판결에 따라 구글이 강제 해체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재판 결과는 구글뿐만 아니라 애플 앱스토어, 아마존 마켓플레이스, 메타 등 반독점 문제에 직면한 모든 플랫폼에 적용될 수 있다. 늦어도 올해 연말에 법원 판결이 나올 전망이다.
뉴욕타임스는 “기술·산업 지형을 재편할 수 있는 초대형 재판”이라며 “앞으로 거대 기술기업의 권력에 도전하는 정부 방향을 결정할 선례로 남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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