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은 1만원 더 내세요"…엔저 누리던 일본 '이중가격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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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오픈한 일본 도쿄의 한 음식점이 외국인에게 제값을 받고 일본인에겐 할인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일본에서 엔저로 비교적 싼 값에 관광을 누리는 외국인에게 돈을 더 받는 '이중 가격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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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일본 방문한 관광객 약 2500만명
최근 오픈한 일본 도쿄의 한 음식점이 외국인에게 제값을 받고 일본인에겐 할인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일본에서 엔저로 비교적 싼 값에 관광을 누리는 외국인에게 돈을 더 받는 '이중 가격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이 가운데 일부 식당에서 실제로 비슷한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2일 일본의 한 해산물·BBQ 뷔페 음식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일본인을 포함한 재일 외국인은 1000엔을 할인한다"며 "평일 런치는 (세금제외) 5980엔이지만, 일본인 또는 국내 거주자라면 할인해 4980엔부터 즐길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도쿄 시부야에 위치한 이 가게는 지난 12일 새롭게 문을 열었다. 90분 동안 60종류의 해산물과 BBQ, 술과 음료 등을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다.
해당 매장의 가격표를 보면, 평일 런치는 세금을 제외하고 5980엔(약 5만3000원), 디너는 6980엔(약 6만2000원)이다. 일본인일 경우 이 가격에서 1000엔(약 1만원)씩 할인 혜택을 받는다. 런치 가격으로 디너를 먹을 수 있는 셈이다. 세금을 포함할 경우, 런치는 6578엔(약 5만8000원), 디너는 7678엔(약 6만8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단, 일본인이나 일본 국내 거주자는 여기에 1100엔씩 할인받을 수 있다. 해당 음식점 주인은 이 같은 서비스 도입에 대해 일본 후지뉴스네트워크(FNN)와의 인터뷰에서 "엔저 현상이 오래 지속되고 있는데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이 해산물 뷔페를 즐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JNTO(일본 국립관광공사)는 지난 2023년 일본을 방문한 사람은 약 2500만명으로 이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전체 일본 방문객 수의 약 80%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엔저 현상에 '싸구려 일본' 등 우려 섞인 목소리 나와
최근 일본은 34년 만에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60엔을 돌파하는 등 초유의 엔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9일 일본 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했지만,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미뤄지며 금리 차이가 큰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엔저 현상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자 '싸구려 일본(야스이 닛폰)'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한 일본인 누리꾼은 "가장 억울한 것은 일본인이 목숨을 걸고 필사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거지 해외 여행자가 '싸다'고 생각하면서 호탕하게 놀고 있는 것"이라며 "일본인을 얕잡아보는 저 녀석들에 엉망으로 바가지를 씌워 주고 싶다"고 SNS에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올라온 이 게시글은 374만명이 조회하고 1만 2000여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같은 상품을 일본인에게는 저렴하게, 외국인에게는 비싸게 책정하는 '이중가격제' 도입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나가야미 히스노리 일본 료칸협회 부회장은 "싱가포르에서는 테마파크나 슈퍼마켓, 레스토랑 등에서 거주자에게 할인 혜택을 주는 방법으로 이중가격제를 운용한다"며 "외국인 관광객들은 돈을 더 내는 대신 패스트트랙이나 정중한 지원 등의 '좋은 불공정'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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