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삶에 대한 심각한 질문 [양경미의 영화로 보는 세상]

데스크 2024. 5. 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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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은 지구상의 그 어떤 문화와 견주어도 될 만큼 강한 생명력을 자랑한다.

19세기 러시아 최대의 작곡가인 차이콥스키는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미녀' '호두까기 인형' 등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인물이지만 그의 삶은 베일 속에 가려져 있었다.

영화는 관객들에게 예술의 본질과 예술가의 삶에 대한 심각한 질문을 남긴다.

영화 '차이콥스키의 아내'는 숨겨진 차이콥스키의 삶을 조명해 우리에게 예술의 중요성과 동시에 예술가와 도덕성의 상관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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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차이콥스키의 아내’

클래식 음악은 지구상의 그 어떤 문화와 견주어도 될 만큼 강한 생명력을 자랑한다. 수백 년의 세월을 버티어 지금까지 전해질 수 있었던 클래식의 매력은 우리에게 위안과 위로, 따사로움과 행복을 주는 것이다. 그리고 슬픈 날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준다. 예술은 상처받은 영혼을 정화하고 위안을 주는 묘약이기 때문이다. 최근 러시아의 음악을 세계적인 반열에 올려놓은 차이콥스키의 생애를 다룬 작품이 개봉했다. 그동안 숨겨졌던 차이콥스키의 면모와 두 부부의 광기 어리고 파격적인 사랑과 열정을 스크린에 담았다.

19세기 말, 러시아 귀족 안토니나 밀류코바(일리오나 미하일로바 역)는 당대 최고의 음악가인 표트르 차이콥스키(오딘 런드 바이런 분)를 보고 첫눈에 반해 결혼한다. 하지만 이후 안토니나는 남편의 세계에 섞이지 못하고 겉돌게 된다. 차이콥스키는 여성보다 어린 남자와 남성들만 모인 사회에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시누이를 통해 차이콥스키가 여자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남편으로부터 이혼 통보까지 받게 된다. 하지만 안토니나는 남편과 헤어질 생각을 하지 않고 영원히 차이콥스키를 추앙하는 아내로 남고자 한다.

전기영화를 통해 가려진 차이콥스키의 삶을 조명한다. 19세기 러시아 최대의 작곡가인 차이콥스키는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미녀’ ‘호두까기 인형’ 등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인물이지만 그의 삶은 베일 속에 가려져 있었다. 키릴 세레브렌니 코프 감독은 영화 ‘스튜던트’ ‘레토’ 등으로 국내 관객들에게도 친숙하다. 그는 위대한 작곡가 차이콥스키의 일대기를 다루며 그의 가려진 삶과 개인적이고 내밀한 사생활을 감독의 날카로운 시각으로 잡아냈다. 이 때문에 영화는 2022년 칸영화제 경쟁 부분에 진출하기도 했다.

영화는 차이콥스키의 아내, 안토니나에 대해 집중한다. 제목에서와 같이 차이콥스키와 그의 아내 안토니나의 삶을 대상으로 한다. 둘이 처음 만난 1872년부터 헤어진 1877년까지 그리고 그 이후 안토니나가 파국의 나날을 보낸 1917년까지의 시기를 다루는데 이 시기에는 여성에 대한 사회적 제약이 많아 여성이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영화는 이러한 시대적 상황보다는 사랑에 보답받지 못하는 관계 속에서 점점 쇠약하고 피폐해져 가면서도 남편의 예술성을 추앙하는 안토니나의 모습을 조명한다. 어린 남성을 좋아하는 동성애자였던 차이콥스키 옆에서 비록 성적 취향에 의해 버림은 받았지만, 예술을 감별하는 안토니나의 심미안은 돋보인다.

예술의 본질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만든다. 예술품은 우리에게 아름다움과 기쁨을 준다. 이는 미술이든 음악이든 다르지 않다. 그러나 예술가는 새롭고 창조적인 것을 끊임없이 만들어야 하는 창작의 고통에 빠져들게 된다. 그래서 일반인과는 다른 생각과 행동을 통해 창작물을 만들어 내는 경우도 많다. 예술가의 삶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이런 예술가의 삶이 사랑과 추앙받아야 할지, 아니면 도덕적 잣대에 따라 비난받아야 마땅한지 혼란스럽다. 영화는 관객들에게 예술의 본질과 예술가의 삶에 대한 심각한 질문을 남긴다.

소득이 높아지고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서 예술과 예술가의 삶에 대한 우리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비록 영화와 유튜브 등 시각 매체가 대세지만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청각 매체인 클래식 음악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다. 클래식 음악의 거장 차이콥스키의 삶은 유명세만큼은 덜 알려져 있다. 영화 ‘차이콥스키의 아내‘는 숨겨진 차이콥스키의 삶을 조명해 우리에게 예술의 중요성과 동시에 예술가와 도덕성의 상관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양경미 / 전) 연세대 겸임교수, 영화평론가film10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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