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보이스피싱 대응에 진심인 이유는

김동운 2024. 5. 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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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예방법 기자간담회 개최…피해 고객 대상 금리 우대
‘신뢰할 수 있는 은행’ 목표…금융권 최초 ‘보이스피싱 보험’ 무료 제공도
사진=김동운 기자

“우리 부모님, 가족이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절실한 마음을 갖고 예방법과 피해지원 제도를 전국민에게 널리 알리고자 간담회를 기획했습니다”

우리은행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보이스피싱 대응 강화 및 피해자 구제를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피해자들을 위한 ‘보이스피싱 보험’을 내놓는가 하면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각각 1.5%p 우대하는 정책들을 금융권에서 최초로 선보여 적지 않게 공을 들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2일 오전 본사에서 ‘알고도 당한다? 선 넘는 보이스피싱, 내 가족을 지키는 보이스피싱 예방법’이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보이스피싱 및 스미싱 예방 대책과 응급조치, 피해지원 정책 등을 설명했다. 

다른 금융사들도 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꾸준히 홍보 및 각종 캠페인을 진행했지만, 우리은행처럼 ‘보이스피싱’이라는 주제만을 가지고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적은 없다.  

정현옥 우리은행 금융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 부행장은 “갈수록 기승을 부리며 개인과 가정 전체를 파탄으로 몰아가는 보이스피싱 사기에 맞서 예방법을 공유하고 취약계층의 피해회복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등 금융소비자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이번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이유를 설명했다.

금융권에서 꾸준히 예방 캠페인을 벌이고 있음에도 보이스피싱 피해는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965억으로 전년 1451억원보다 514억원(35.4%)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대출 빙자형이 35.2%로 가장 많았으며 가족·지인 사칭(33.7%), 기관 사칭(31.1%)이 뒤를 이었다.

먼저 우리은행은 지난달 2일 금융권 최초로 보이스피싱을 당한 고객에 대해 최대 300만원까지 보상해 주는 무료보험을 선보였다. 우리은행 모바일 뱅킹과 보이스피싱방지 애플리케이션(앱) 또는 전자금융사기예방서비스를 설치, 영업점을 방문해 보상보험을 신청하면 된다. 보험료는 무료이며 피보험자 1인당 300만원을 보상해준다. 

여기에 우리은행은 이번 기자간담회에서 70대 이상 보이스피싱 피해 의심 어르신에 대한 전용상담채널과 현장지원서비스도 운영한다고 밝혔다. 전용 상담채널로 전화할 경우 우리은행 직원이 경찰신고와 피해구제 신청 등 행정절차를 대행하게 된다. 보이스피싱에 당한 고객이 내방하면 누구나 은행원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정 부행장은 “금융소비자 보호 담당자가 모든 영업점에 있고 그 직원들이 대처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변순각 소비자지원부 부장은 “법적 어려움이 있다면 은행내 변호사 등을 통해 내용을 전달해 직접 도움을 드리도록 응대하고 있다”고 첨언했다.

사진=김동운 기자

우리은행은 보이스피싱 피해 고객을 대상으로 금리지원에도 나서기로 했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한 60대 이상 취약계층에게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각각 1.5%포인트(p) 우대해주는 것이다. 금리지원 대상은 60대 이상, 연소득 2000만원 이하, 피해발생 시점에 대출이나 정기 예‧적금을 보유한 고객이다. 

금리지원은 대출 잔액 3000만원 이하의 경우 적용일로부터 1년간 최대 1.5%p 금리를 인하한다. 예금의 경우 정기예금 잔액이나 적금 계약액이 1000만원 이하일 경우 최대 1.5%p 인상한다.

정 부행장은 “우리은행이 보이스피싱 예방, 금융소비자보호 1등 은행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 및 유관기관 등과 적극 협력해 관련 제도와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우리은행이 보이스피싱 예방 및 피해구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금융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최근 금융권이 연이은 사고가 이어졌던 만큼 보이스피싱 대책을 통해 타 은행보다 신뢰할 수 있는 은행의 이미지를 얻겠다는 계산인 셈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근 보이스피싱 수법이 다양해지고 피해가 늘어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금융소비자들의 피해예방과 홍보 차원에서 이번 기자간담회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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