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하버드 등 美대학 연구자금 비밀리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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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가 하버드를 비롯한 미국 유수 대학·연구기관에 은밀하게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화웨이는 비영리 광학·광자학 전문학회 옵티카(Optica) 산하 재단이 주관하는 연구 대회에 수백만 달러를 후원해 왔다.
해당 연구대회 지원자와 대학 관계자, 심사위원 등은 블룸버그에 "화웨이의 역할을 몰랐으며 자금이 재단에서 나온 것으로 믿고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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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은 후원 사실 기밀로 숨겨
美연구 자산·과학자 유출 우려 목소리도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가 하버드를 비롯한 미국 유수 대학·연구기관에 은밀하게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화웨이는 비영리 광학·광자학 전문학회 옵티카(Optica) 산하 재단이 주관하는 연구 대회에 수백만 달러를 후원해 왔다. 또한 연구 지원을 바탕으로 하버드 등 주요 대학과 과학자들로부터 수백 건의 연구제안을 끌어모았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내부 문서에 따르면 화웨이는 2021년 말 옵티카의 회원사로 합류해 10년간 행사 자금 지원을 약속했으며 그 금액은 1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해당 연구대회 지원자와 대학 관계자, 심사위원 등은 블룸버그에 "화웨이의 역할을 몰랐으며 자금이 재단에서 나온 것으로 믿고 있었다"고 밝혔다. 비공개 문건에는 "옵티카 재단은 화웨이를 대회의 자금원 또는 프로그램 후원자로 명시할 필요가 없으며 이 계약의 존재 및 내용, 당사자 간 관계도 기밀 정보로 간주한다"는 문구가 확인됐다.
화웨이 대변인은 이에 대해 "회사와 옵티카재단은 글로벌 연구를 지원하고 학술 커뮤니케이션을 촉진하기 위해 이 대회를 만들었다"며 "기업 홍보용으로 비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화웨이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을 뿐 악의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리즈 로건 옵티카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일부 재단 기부자들은 익명을 선호한다"며 "화웨이 기부는 외부 법률 고문의 검토를 거쳐 재단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 투명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변론했다.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화웨이가 국제 연구 자금 조달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 하나가 드러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화웨이는 안보우려를 이유로 미국의 전방위적인 규제를 받고 있는 대표적인 중국 기업이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달 화웨이의 미국 내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를 금지한 데 이어 최근 미 의회와 함께 중국 통신업체들의 미국 내 무선 장비 인증을 막기 위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수출통제 정책을 전문으로 다루는 로펌 아킨검프의 케빈 울프 파트너는 "화웨이와의 기술 공유를 금지하는 미 상무부의 규정은 상업적 활용을 위한 과학기술에 한정된다"며 "옵티카 재단의 비밀스러운 자금 조달 방식이 교묘하게 규제망을 피해 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미국 연구자산을 보호하는 CRSI 설립자 제프 스토프는 "화웨이는 이제 학술 기관과 직접 계약하지 않고도 원하는 연구 프로젝트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며 "향후 그들이 관심 있는 연구자들을 데려가거나 지적 연구 자산을 획득하는 데도 이 대회를 활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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