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해보였다", "영향력없었다"…부진했던 손흥민에게 현지 매체 나란히 '평점 4' 엄청난 혹평

손흥민(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부진했던 손흥민에게 현지 매체가 가차없는 평가를 내렸다.

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26라운드(순연)를 치른 토트넘홋스퍼가 첼시에 0-2로 완패했다. 토트넘은 리그 4위 애스턴빌라(승점 67)보다 1경기를 덜 치른 상황에서 승점 7점 차이를 좁히지 못해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경쟁에서 멀어졌다.

이날 손흥민은 오랜만에 레프트윙으로 나섰다. 히샤를리송이 스트라이커로 돌아왔기 때문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포지션으로 돌아가 공격포인트를 노렸다.

그러나 첼시의 단단한 수비를 뚫어내지 못했다. 손흥민을 지도하면서 그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라이트백으로 센터백을 겸하는 알피 길크리스트를 배치하고, 노니 마두에케에게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주문해 손흥민을 성공적으로 틀어막았다. 협력 수비는 파괴적인 윙어를 막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첼시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길크리스트는 손흥민이 터치라인 가까이 있을 때는 굳이 다가서지 않고 수비라인을 지키는 데 주력했고, 손흥민이 공을 잡으려는 타이밍에 맞춰 가까이 붙어 쉽사리 돌아서거나 돌파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 사이 마두에케가 수비에 가담해 손흥민이 패스할 곳을 차단하고 기회가 되면 손흥민에게 직접 달라붙어 공을 빼냈다.

손흥민은 왼쪽 윙으로 좀처럼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윙어로 있던 73분 동안 슈팅을 단 한 번도 시도하지 못했다는 점이 이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손흥민뿐 아니라 토트넘 공격진 전체가 첼시의 조직적인 수비를 깨부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손흥민은 후반 18분 중앙 공격수로 자리를 옮기고 나서야 숨통이 트였다. 연계와 공격 양 측면에서 이전보다 살아난 모습이었다. 후반 23분에는 오프사이드가 선언되기는 했지만 왼쪽으로 쇄도하는 브레넌 존슨을 향해 날카로운 패스를 공급해 위협적인 공격 기회의 기점이 됐다. 후반 막판 토트넘이 공격을 몰아칠 때 손흥민도 골문 가까운 쪽에서 슈팅을 하고 패스를 내주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끝내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고, 토트넘도 0-2로 첼시에 무릎꿇었다.

손흥민(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현지 매체들은 손흥민에게 나란히 평점 4점을 주며 혹평했다. 런던 지역지 '이브닝 스탠다드'는 "왼쪽에서나 중앙 공격수로 이동해서나 인상을 남기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피곤해보였고 자신감도 결여돼보였다"며 손흥민이 공격에서 기억에 남을 만한 장면을 전혀 연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런던 지역지 '풋볼 런던'은 "왼쪽 측면으로 돌아왔지만 90분 내내 경기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첫 45분 동안은 매우 조용했고, 그나마 후반에 나은 모습을 보였다"며 전반적인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영국 '90min'은 "측면에서나 중앙에서나 영향력이 없었다. 니콜라 잭슨의 헤더골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해당 슈팅을 수비하지 못해 토트넘의 두 번째 골을 내줬다"고 언급했다. 두 번째 실점 장면에서 손흥민이 잭슨의 헤더골을 방어하기 위해 달려가다가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와 엉켜 어떤 선수도 공에 다가가지 못했음을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