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미 대선 스윙 보터는 파월 연준 의장?

이동훈 2024. 5. 3.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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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이 인류의 최대 발명품 중 하나로 꼽히는 건 경제위기 때마다 최후의 대부자로서 '마법'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등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초유의 사태들을 극복한 것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위시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양적 완화 등 온갖 통화정책을 쥐어짜 냈기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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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논설위원


중앙은행이 인류의 최대 발명품 중 하나로 꼽히는 건 경제위기 때마다 최후의 대부자로서 ‘마법’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등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초유의 사태들을 극복한 것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위시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양적 완화 등 온갖 통화정책을 쥐어짜 냈기에 가능했다. 원동력은 중앙은행의 정책 독립성에서 나온다. 섣불리 정치가 개입하면 어김없이 대가가 찾아왔다. 최근 대표적 사례가 기준금리 인상을 “모든 악(惡)의 어머니”라고 비판하며 중앙은행을 압박한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다. 그는 2022년 하반기 전 세계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공급망 위기 후유증으로 고물가로 신음할 때 살인적인 80%대 물가상승률에도 불구하고 여러 차례 금리 인하를 관철했다. 이는 리라화 가치의 40% 폭락과 심각한 외환 유출로 이어졌다.

튀르키예의 기행이 지구 반대편 한국에선 ‘해외 토픽’감 정도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전 세계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하는 미국이 그랬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문제는 현재 우려스런 조짐이 엄습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준은 애초 올해 3차례 정도 금리 인하를 예고해 기대감을 심어줬으나 다시 찾아온 고물가 상황에 한 차례 인하 여부도 불확실하다며 ‘의도치 않은 변심’을 했다.

한 차례 인하조차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와 맞물리면서 정치 쟁점이 됐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대선 전 금리 인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승리를 돕는 계략이라는 메시지를 내놓으며 연준을 정치에 끌어들였다. 제롬 파월 의장은 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회견에서 대선이 금리에 영향을 미칠 거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언제나 경제에 옳다고 여겨지는 일을 한다”며 독립성을 강조했지만 이 문제가 대선까지 금융 시장을 괴롭힐 공산이 커졌다. 특히 대선 전 인하 가능성이 있는 FOMC는 8월과 9월에 열려 파월 의장이 ‘의도치 않은 스윙 보트’를 쥐게 된 셈이다.

이동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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