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석천의 컷 cut] 사람 마음은 마음대로 안 된다
드라마 ‘눈물의 여왕’(tvN)이 막을 내렸습니다. 재벌 3세인 ‘여왕’ 해인(김지원)과 그녀의 남편 현우(김수현)가 3년차 부부의 위기를 헤치고 다시 사랑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습니다. 이 드라마엔 나쁜 남자가 한 명 등장합니다. 바로 은성(박성훈)입니다. 그는 둘의 사랑을 저지하려고 갖은 수를 다 씁니다. 어떻게든 해인의 마음을 자기 쪽으로 돌려놓으려는 거죠.
은성은 해인이 뇌종양 수술 후유증으로 과거의 기억을 잃게 된 상황을 노립니다. 그는 현우에게 누명을 씌워 감옥에 보낸 후 해인을 가족과 차단합니다. ‘백현우는 바람피우고, 이혼한 전처 스토킹하고, 사람까지 죽였다.’ 해인은 은성이 짜놓은 밑그림에 따라 가짜 기억을 모자이크해나갑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납니다. 해인의 몸이 말을 듣지 않는 겁니다. 그녀는 “너만을 위해 희생해왔다”는 은성의 친절이 왠지 거북합니다. 오히려 현우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서 구치소로 면회를 갑니다. 머리로는 그를 밀어내지만 가슴은 자꾸 그를 향합니다. 해인은 왜 그러는 걸까요?
그렇습니다. 사람 마음은 마음대로 안 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좋아지기 시작하면 아무리 그러지 않으려고 해도 속수무책입니다. 누군가 싫으면 아무리 애를 써도 좋지 않은 부분들이 눈에 밟힙니다. 그러니, 다른 이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건 더더욱 쉽지 않습니다. 자기 마음, 자기도 맘대로 못하는데 남이 어쩌겠어요?
비단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에 그치지 않습니다. 당신이 하는 일도 마찬가집니다. 무엇을 하고 싶은 마음도, 하기 싫은 마음도 억지로 바꿀 순 없습니다. 마음을 죽이고 산다면 사는 게 사는 거 같지 않을 테니까요. 당신 마음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땐 잠시라도 멈춰서 생각해보세요. 그것이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길입니다. 그 누구보다 소중한 스스로를 아끼는 길입니다.
권석천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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