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약을 갈아서 쓰라니”…계속되는 소아필수약 수급 불안정

신대현 2024. 5. 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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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필수의약품 공급 부족과 소아청소년과 병원 폐업 문제 등이 얽히며 어린이들의 건강권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는 "어린이를 성인 의료체계에 맞춰 진료하는 촌극을 멈추려면 보건복지부 내에 소아청소년의료과를 신설하고, 어린이 건강 기본법을 제정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어린이 의료 정책을 전문적으로 수립하고 실행한다면 소아 필수의약품 약가 정책부터 필수의료 공급에 이르기까지 통합적인 제도 설계와 실행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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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어린이 시럽제’…“정부, 성인약 먹여라”
소아 의료체계 붕괴 우려…“복지부 전담조직 신설해야”
서울의 한 아동병원. 사진=박선혜 기자

소아 필수의약품 공급 부족과 소아청소년과 병원 폐업 문제 등이 얽히며 어린이들의 건강권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효성 있는 정책을 도입해 붕괴된 소아 의료체계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대한아동병원협회(아동병협)는 어린이날을 앞두고 2일 성명을 통해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소아 필수의약품 수급 불안정 문제를 지적했다.

아동병협에 따르면 어린이용 시럽제는 사라지고 있다. 협회가 아이들에게 먹일 약이 없어서 이를 해결해달라고 정부에 문제를 제기했더니 정부로부터 성인용 약을 갈아서 먹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최용재 아동병협 회장은 “시럽이 아니면 안 되는 아이들이 있고, 제형이 다른 약들이 존재하는 것은 의학적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며 “2년 동안 소아 필수의약품 수급 불안정을 해결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해 오고 있지만, 여전히 소아 급여의약품은 수시로 품절되고 공급이 중단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린이가 복용해야 할 소아 필수약 조차 정상적으로 공급 못하는 국가에서 어린이날이 무슨 의미가 있으며, 누가 어린이를 위한 나라라고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소아 인구가 계속 줄면서 의약품 수요가 줄어들자 소아 의약품 제조회사들은 약을 생산하지 않게 됐다. 최 회장은 “정부가 소아 필수약을 생산하면 수익이 나지 못하게 했다”며 “소아청소년과 진료 수가의 국가 통제는 소아 필수의약품과 소아 필수의료 공급 실패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린이에 맞는 의료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는 정부 내 전문 조직을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린이를 성인 의료체계에 맞춰 진료하는 촌극을 멈추려면 보건복지부 내에 소아청소년의료과를 신설하고, 어린이 건강 기본법을 제정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어린이 의료 정책을 전문적으로 수립하고 실행한다면 소아 필수의약품 약가 정책부터 필수의료 공급에 이르기까지 통합적인 제도 설계와 실행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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