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 심한 욕설 오기도..." 박성훈의 깜짝 고백

이준목 2024. 5. 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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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뷰]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이준목 기자]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한 장면
ⓒ tvN
 
"뒤틀린 사랑이지만 은성의 입장에서는 '순애보'인 거다. 한평생 한 여자만 바라본 거니까. 안쓰러운 면이 있다. 촬영하면서도 배우들끼리 '은성이가 좀 안 됐다'고 이야기하곤 했다. 제대로 된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으니, 제대로 된 사랑을 할 줄도 모르는 거다."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의 윤은성 캐릭터에 대해 배우 박성훈은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지난 1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박성훈이 자신의 연기와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학교폭력을 소재로 큰 반향을 일으킨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전재준, tvN 역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눈물의 여왕> 윤은성, KBS 주말 연속극 <하나뿐인 내편>의 장고래까지, 박성훈은 수많은 화제작에서 선역과 악역을 넘나들었다. 그는 배우 이름보다 극 중 캐릭터의 이름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될 만큼 강렬한 캐릭터로 자리매김했다.

유재석은 "함께 예능에 출연했을 때는 헐렁한 캐릭터로 큰 웃음을 주고 갔는데, <더 글로리> 이후부터 난리가 났다"며 반가워했다. 박성훈은 "예능에 나갔을 때는 다섯 분 중 한두 분 알아보는 정도였다면 요즘은 드라마로 인해 더 많이 알아봐주신다. 태국에서 촬영 중인데 현지 분들도 알아보시더라. 제 자신이 신기해하고 있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그러나 박성훈은 마냥 들뜨기 보다는 오히려 "행동거지에 더 신경을 쓰고 조심하게 됐다"며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한다. 이렇게 큰 관심을 받아본지 얼마 안 되어서"라며 수줍어 했다. 대세 배우답게 최근 박성훈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오징어게임>의 시즌2, 영화 <열대야> 등에 잇달아 캐스팅되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박성훈은 최근 <눈물의 여왕>에서 기억을 잃은 퀸즈 그룹 재벌 3세 홍혜인(김지원 분)을 짝사랑하는 악역 윤은성을 연기하며 호평을 받았다. 짝사랑하는 여인에게 순정을 바치지만 한편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집착과 광기를 실감나게 표현하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작품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저는 많은 미움을 받고 있다. SNS나 DM으로 아주 심한 욕설도 많이 온다. 그래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정말 몰입해서 봐주셨다는 이야기니까. 이 또한 관심이라 생각하고 감사해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실제 성격처럼 보인다고 말할 정도로 자연스러운 악역 연기를 선보인 박성훈은 "휴대폰 동영상으로 촬영하면서 (연기를) 연습한다. 눈빛도 그렇고 말도 그렇고 힘을 주지 않는 게 더 악역스럽고 자연스럽더라"고 비결을 전했다.

이어 그는 윤은성 캐릭터에게 "거기서 멈춰, 제발, 더 가지마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었다"며 안타까워 하기도 했다. 박성훈은 만일 자신이 윤은성이었다면 차라리 퀸즈그룹에 더 빨리 취업해서 현우(김수현 분)보다 먼저 해인을 만났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은성의 사랑을 어긋난 순애보로 정리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제대로 된 사랑을 받아보지 못해 제대로 된 사랑도 할 줄 모르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갑자기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알고 보면 박성훈은 2008년에 데뷔해 올해로 16년 차를 맞이한 베테랑 배우이다. 영화 <쌍화점>의 단역을 비롯해 올해 공개될 예정인 <오징어게임2>는 무려 50번째 작품이라고.

외고를 졸업할 만큼 우수한 학생이었던 박성훈은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갑자기 연기에 뛰어들었다. 내성적인 성격으로 유명했던 박성훈이 연기를 하겠다고 고백하자 주변에서도 처음에는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단다.

또한 '금수저' 출신이라는 소문에 대해서는 오해라고 해명하며 IMF 이후 가계가 어려워지면서 차비 정도를 제외하면 전혀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창 경제적으로 어렵던 시절에는 박성훈이 8개월만에 군 휴가를 나오게 되었는데도 부모님이 "돈이 없다"며 조심스럽게 휴가를 만류했다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당시를 돌아보며 박성훈은 "속상함이 제일 컸다. 얼마나 돈이 없으면 그런 말씀을 하실까 싶어서 전화를 끊고 많이 울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전역을 앞두고 말년 휴가 때도 가장 먼저 아르바이트 자리부터 알아봐야 했다고.

박성훈은 연극 무대에서 연기를 하면서 1년에 고작 5만 원을 벌기도 했고, 각종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려가야 했다. 무려 7년 가까이 반지하 집에서 거주하면서 정마철만 되면 물이 역류하여 정강이까지 물이 차는 열악한 환경이었단다. 그럼에도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박성훈은 "경제적으로는 어려웠지만, 그래도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게 감사했다"고 말했다.

한창 박성훈이 TV에서 조금씩 이름을 알려가고 있을 무렵, 신용카드 배달일을 하던 부친이 뇌출혈로 쓰러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병상에 누운 부친을 바라보며 박성훈은 "어릴 때는 슈퍼맨 같고 항상 강인해보였던 아빠가 누구보다 약해진 모습을 마주하는 게 힘들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럼에도 부친은 병원에서 아들이 출연한 드라마를 지켜보면서 누구보다 뿌듯해 하셨다고. 박성훈은 이제는 다달이 부모님에게 용돈을 챙겨드리는 아들이 되었다다는 그는 "그 순간이 가장 행복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박성훈은 부모님에게 전하는 영상메시지에서 "항상 걱정거리였던 막내 아들이 많은 이들의 관심과 응원을 받는 배우가 되었다. 늘 허약하고 내성적이고 소심했던 아들을 이렇게 잘 키워주셔서 감사하다. 덕분에 한 가지 목표만 보면서 열심히 달려올 수 있었다. 어머니의 지나친 잔소리에 다투기도 했지만, 조만간 찾아뵙겠다. 낳아주셔서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고백하며 못다한 진심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박성훈은 항상 마음에 새기는 '구체적으로 꿈꾸면 이루어진다' 글귀를 통해 포부를 전했다. 우연히 지인들과 장난처럼 이야기했던 <오징어게임2> 출연이 현실로 이루어질 때, 실제로 섭외 전화를 받고 신기해 했다고. 박성훈은 "앞으로 구체적인 꿈을 많이 세워서 하나씩 이뤄내는 재미를 더 느껴야겠다"고 말했다. 말하는 대로 이루어내고 있는 박성훈의 무한한 연기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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