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굳는 ‘강직성 척추염’ 여성 환자가 30% … 임신·출산은?

오상훈 기자 2024. 5. 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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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척추가 대나무처럼 굳는 ‘강직척추염’은 젊은 남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 환자 중 약 30%가 여성인데 최근 여성 환자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이상훈 교수와 함께 여성에서 나타나는 강직척추염의 특징과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양쪽 엉덩이뼈 통증으로 시작해 심해지면 흉통까지
강직척추염은 관절에 염증이 생기는 만성질환이다. 염증이 생겼다 약해지기를 반복하면서 관절에 변형이 오게 된다. 관절이 뻣뻣해지면서 움직임이 둔해지고, 나중에는 척추가 전체적으로 굳어지며 등이 굽는다. 발병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HLA- B27’ 유전자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감염, 외상, 스트레스 등도 영향을 끼친다.

강직척추염은 젊은 남성의 질환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여성에서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강직척추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질병코드 M45 강직척추염)를 보면, 전체 환자 5만2616명 중 27%인 1만4400명은 여성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초기 통증 더 심하지만, 중증까지 진행 적어
강직척추염은 대부분 엉덩이 관절 염증으로 시작돼 초기에는 양쪽 엉덩이뼈가 번갈아 아플 수 있다. 병이 진행돼 염증이 흉추를 침범하면 가벼운 기침에도 흉통이 나타나고 손으로 누를 때도 통증이 생긴다. 아침에는 뻣뻣함과 통증이 심하다 낮에 활동할 때는 잦아든다. 이 시기에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하게 되면 관절이 점차 굳으면서 등이 굽을 수 있다. 한번 굳은 관절은 회복할 수 없으므로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여성이라고 증상이 다르진 않다. 다만 척추의 강직까지 동반되는 중증의 사례가 남성보다 적다고 알려져 있다. 천장관절을 침범하는 조기 단계의 통증은 남자보다 더 심해 걷지 못해 응급실로 오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하지만 대개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가라앉는 경우가 많으나 여성도 심하면 전체 척추까지 다 굳어 장애가 발생하는 수준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강직척추염 있더라도 임신·출산 가능
임신과 출산을 고민하는 여성 환자들이 많다. 일부 연구에서 조산이나 저체중아 출산 등 분만에 위험이 있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강직척추염은 건강한 임신·출산이 가능한 질환이다. 천장관절의 강직이 왔다고 하더라도 자연분만에 문제는 없다. 질환이 없는 환자도 상황에 따라 자연분만이 안 될 수 있는 것처럼 출산 전 정기적 검진을 통해 상황에 따라 자연분만 혹은 제왕절개를 결정하면 된다.

또 임신·출산이 강직척추염을 악화시키지도 않는다. 이상훈 교수가 2022년 발표한 ‘임신이 강직척추염의 방사선학적 진행에 주는 영향’ 연구에서 CT로 천장관절의 골변형을 확인한 결과, 임신과 출산 전후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상과 별개로 임신과 출산이 강직척추염 질환의 진행을 유발하지 않은 것이다.

임신 시에는 약물치료에 제약이 따를 수 있다. 다만 강직척추염 투여 약제들은 임신 시 B등급 제한으로 의학적으로 필요하다면 투여할 수 있는 약제들에 속해 상황에 따라 치료할 수 있다. 정기적으로 염증 수치와 증상을 검사하고 이에 따라 약제를 투여하면서 충분히 임신 유지와 출산을 할 수 있다.

◇적극적인 약물치료와 꾸준한 운동 중요
강직척추염은 조기에 발견하면 약물치료와 운동요법 병행으로 척추 강직의 진행을 막을 수 있으며 일상생활에도 거의 지장을 받지 않는다. 관절 주위의 힘줄 부착부에 염증이 저절로 잘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치료는 약물로 염증을 억제하는 것이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 항류마티스약제와 더불어 TNF차단제, IL-17차단제, JAK 차단제를 사용한다.

운동치료는 관절의 유연성과 근력을 기를 수 있는 재활치료가 시행된다. 침범한 관절 위주로 운동범위를 유지하기 위한 스트레칭이 주요한데 염증이 지나간 뒤 조직들이 서로 엉겨 붙어 굳는 걸 막으려면 꾸준히 진행해야 한다. 이렇게 약물치료와 운동치료를 병행하고도 강직까지 진행되는 환자는 10%에 불과하다. 그러나 초기에 진단을 놓치고 흉추까지 침범하고 척추 강직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치료 효과를 낙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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