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뉴진스 '계약 해지권한' 달라고 해…하이브는 거절"

현예슬 2024. 5. 2.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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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희진 어도어 대표 측이 대표이사 단독으로 하이브에 '뉴진스의 전속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 하는 권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도어 측은 "독립적인 레이블 운영을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민 대표 측 법무법인은 올해 2월 이러한 내용이 담긴 주주 간 계약서 수정안을 하이브 측에 보냈다. 이는 지난 연말 양측이 '풋백옵션 배수 30배'와 '추가된 지분 5%에 대한 풋백옵션 적용' 등으로 줄다리기를 벌인 이후 나온 것이다.

통상 주요 엔터사의 경우 전속계약은 이사회 동의를 거친다. 기획사 입장에서 소속 가수의 전속계약권은 회사 운영에 필요한 핵심 자산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방탄소년단(BTS)도 "전속계약에 대한 재계약 체결의 이사회 결의를 완료했다"는 식으로 계약 성사를 공개한 바 있다. 블랙핑크도 "그룹 전속 계약 체결의 건에 대한 이사회 결의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민 대표 측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뉴진스는 어도어 이사회나 하이브의 관여를 거치지 않고 민 대표의 의지만으로 전속계약을 끝낼 수 있게 된다. 현행 주주 간 계약상으로는 아티스트의 전속계약 해지는 다른 일반적인 엔터사와 마찬가지로 이사회의 승인을 얻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브는 이 제안이 무리하다고 보고 거절하는 회신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어도어 이사회는 3명으로, 민 대표 본인과 측근 신모 부대표·김모 이사까지 3명이 의결권을 가지고 있다. 다만 현재 구조 아래에서는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한 하이브가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어도어 이사진을 교체해 소속 가수의 이탈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민 대표가 독단적인 전속계약 해지권을 가지게 된다면 하이브는 소속 가수(뉴진스)의 이탈을 막을 방도가 없어지게 되는 셈이다.

하이브는 민 대표 측의 이러한 요구가 지난달 25일 감사 중간 결과에서 공개된 '어도어는 빈 껍데기가 됨'이라는 대화록과 맥을 같이한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가 공개한 어도어 경영진의 어도어 경영권 탈취 계획 증거다. 지난달 4일 부대표의 구상에 민희진 대표이사가 답했다. 사진 하이브


당시 중간 감사 결과에 따르면 어도어 부대표는 지난달 4일 민 대표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 2025년 1월 2일에 풋옵션 행사 엑시트(Exit) ▲ 어도어는 빈 껍데기 됨 ▲ 재무적 투자자를 구함 ▲ 하이브에 어도어 팔라고 권유 ▲ 적당한 가격에 매각 ▲ 민 대표님은 어도어 대표이사 + 캐시 아웃(Cash Out)한 돈으로 어도어 지분 취득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민 대표 측은 이러한 방안이 '사담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 대표는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에서 "저는 경영권 찬탈, 이런 것에는 관심 없다. 저는 (경영권 찬탈은) 진짜 모르겠다"며 "뉴진스를 생각해서는 당연히 (뉴진스 멤버들과) 같이 해야죠"라고 말했다.


어도어 측 "독립적인 레이블 운영 위한 것"


한편 어도어 측은 이와 관련해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는 지난 뉴진스의 데뷔과정에서 나왔던 불합리한 간섭을 해결하고, 독립적인 레이블 운영을 위한 요청사항이었다"고 반박했다.

어도어 측은 "지난 1월 25일 민 대표는 박지원 하이브 CEO와의 대면 미팅에서 외부용역사 선정과 전속계약을 포함한 중요계약 체결에 관한 사항을 대표이사 권한으로 할 것을 요구했다"며 "지난 2월 16일, 민 대표와 어도어의 요청사항을 담은 주주간계약 수정본을 하이브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이브는 얼마 전 하이브가 경영권 탈취라고 주장하는 부대표의 카톡을 공개했다"며 "해당 카톡은 4월 4일의 내용이다. 하이브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시기도 맞지 않고, 관련도 없는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어도어 측은 "이는 하이브가 진실을 왜곡하고 짜깁기하여 여론전을 펼치고 있는지 다시 한번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이렇게 주주간계약 협상 내용을 계속 공개할 예정이라면, 다시 주주간계약 협상을 재개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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