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가 있는 아침] (225) 경전하여 조석하고
2024. 5. 2. 00:18
경전하여 조석하고
안서우(1664∼1735)
경전하여 조석하고 조수(釣水)하여 반찬하며
장요(長腰)에 하겸(荷鎌)하고 심산(深山)에 채초(採樵)하니
내 생애 이뿐이라 뉘라서 다시 알리
-양기재산고(兩棄齋散稿)
벼슬 외에도 할 일은 많다
조선 숙종 때의 남인계 문신으로 이이(李珥)와 성혼(成渾) 등의 문묘 종사에 반대하였다가 서인의 미움을 받아 태안군수와 울산부사 등 외직으로 돌았다. 은퇴하여 유원십이곡(楡院十二曲)을 남겼다. 유원은 충청도 제천 지역에 있는 지명이다.
소개한 시조는 연시조의 제4장이다. 논밭을 일궈 조석으로 때를 잇고 낚시하여 고기 잡아 반찬으로 삼으며, 허리에 낫을 차고 깊은 산에 들어가 땔나무를 하니 내 생애는 이뿐이라 누가 다시 알아주리.
귀가 먹었거든 세상이나 멀지 말고 세상이 멀거든 귀나 먹지 말지/세상도 멀고 귀도 먹었거든 말이나 할 수 있어야겠건만/입조차 벙어리 되니 말못하여 하노라 (제12장)
이런 집안 내력은 손자 대까지 이어져 안정복(1712∼1791)은 벼슬을 단념하고 한 번도 과거를 응시하지 않았다. 대신 실학자 성호 이익에게서 수학하며 스승과 함께 ‘동사강목’이라는 불후의 역사서를 남겼다. 벼슬 외에도 선비가 할 일은 많았다.
유자효 시인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중앙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왜 죽을듯 운동해도 살 안 빠져?…소름 돋는 '미친 연구' 결과 | 중앙일보
- 앤 해서웨이 "아들 위해 5년간 술 끊었다"…금주 결심한 이유 | 중앙일보
- 1억명 조사 충격적 부작용…코로나 백신 ‘척수’ 건드렸다 | 중앙일보
- "펜디가 인테리어, 입주 아무나 못해"…강남에 짓는 초고가 주택 | 중앙일보
- '찬또배기' 이찬원, 잠실구장 떴다…캐스터로 깜짝 변신한 사연 | 중앙일보
- "시청률 하락" 김신영 빼더니…'전국노래자랑' 남희석 한달 성적은 | 중앙일보
- "벽에 괴물 있어" 3살 딸 말에 뜯어보니…5만마리 '이것' 우글 | 중앙일보
- 나도 건물주처럼 산다…매달 125만원 계좌 꽂히는 비결 | 중앙일보
- [단독] "선관위, 특혜채용 감사 저항…증거 싹 지운 서류 내놨다" | 중앙일보
- 남편 둘 살해, 엄마 눈찔러 보험금…'희대 악녀' 엄여인 얼굴 공개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