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잔치서 사라진 돌반지… “비싼 금 대신 현금봉투”

김윤 2024. 5. 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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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이 연일 고공행진하면서 가족이나 친구, 지인끼리 기념일마다 금으로 된 선물을 주고받던 풍경이 사라지고 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금값이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생활이 팍팍한 서민들에게는 돌잔치 같은 행사가 아무래도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금값이 떨어지지 않는 한 당분간 금 대신 다른 선물거리를 찾는 분위기가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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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금값, 돌잔치 문화 바꿔놔
‘은퇴 선물’ 황금열쇠도 은두꺼비로
금은방엔 ‘반의반 돈’ 구매 문의도
연합뉴스


금값이 연일 고공행진하면서 가족이나 친구, 지인끼리 기념일마다 금으로 된 선물을 주고받던 풍경이 사라지고 있다. 금 대신 은을 선택하거나 현금 혹은 상품권으로 금을 대체하고 있다. 고물가 국면에서 금값 상승 기조가 계속될 경우 돌반지나 황금열쇠 등 전통으로 자리 잡은 선물 문화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금값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한국금거래소 시세를 기준으로 30일 현재 순금 한 돈(3.75g)을 사려면 43만7000원이 필요하다. 한 달 전(41만1000원)보다 2만6000원가량 뛴 금액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값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치솟는 금값은 돌잔치 문화부터 바꾸고 있다. 금으로 된 돌반지 대신 아기 옷이나 현금, 상품권 등으로 선물을 대체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이다. 직장인 박모(46)씨는 “친한 지인 자녀가 돌잔치를 할 경우 비싼 금반지 대신 현금 20만원가량을 준비해 간다”고 말했다. 최근 100일을 맞은 조카를 축하하는 자리에 참석했다는 주부 김모(45)씨도 “하나뿐인 조카라 금반지를 사주고 싶었지만 너무 비싸 고민 끝에 현금 30만원을 줬다”고 했다.

50대 주부 A씨도 2주 전 돌을 맞은 조카 손주에게 금반지 대신 20만원 상당의 아기 옷을 선물했다. A씨는 “아무리 가족이라도 요즘 같은 때에 금을 주는 건 부담스럽다”며 “대신 백화점에 가서 가격대가 있는 아기 옷을 골랐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서는 금 말고 근처 문화센터 수강권을 끊어 주거나 돌잔치 사진 촬영비를 내주기도 한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일부 금은방에는 “한 돈은 너무 비싸니 ‘반의반 돈’짜리 금을 살 수 있느냐”는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여러 온라인 맘 카페에도 지인 돌잔치에 금 대신 어떤 선물을 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금 대체 선물로 아동전집이나 돌이 지나도 탈 수 있는 세발자전거 등이 각광받는다.

직장에서 은퇴하는 사람에게 축하와 감사의 의미로 선물하던 황금열쇠도 인기가 시들하다. 온라인 주얼리 쇼핑몰을 운영하는 노모(43)씨는 “최근 지인이 회사에서 은퇴한 아버지에게 은두꺼비를 선물로 드렸다”며 “금값이 비싸 보다 저렴한 은 제품으로 고른 것”이라고 말했다. 30일 한국금거래소 기준, 은 한 돈 시세(3.75g)는 5270원에 그쳤다. 은에 비해 금이 80배가량 비싼 셈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금값이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생활이 팍팍한 서민들에게는 돌잔치 같은 행사가 아무래도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금값이 떨어지지 않는 한 당분간 금 대신 다른 선물거리를 찾는 분위기가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 기자 ky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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