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쿼터 선수가 토종 자리 위협?…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이누리 2024. 4. 30. 17:3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시즌 V리그에 처음 도입돼 올해로 2년째를 맞은 아시아쿼터 제도는 명암이 뚜렷하다.

일단 배구계 전반적으로는 아시아쿼터 선수들의 활약을 반기는 분위기다.

그는 지난 시즌 아시아쿼터 선수들과 합을 맞추며 "외국인 선수가 두 명 정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경쟁을 해서 주전 자리를 차지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반면 아시아쿼터 선수들은 1년 차 12만 달러(약 1억6600만원), 2년 차 15만 달러(약 2억원)를 받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쿼터 선수들이 30일 제주도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에서 연습경기를 펼치고 있다. 한국프로배구연맹 제공

지난 시즌 V리그에 처음 도입돼 올해로 2년째를 맞은 아시아쿼터 제도는 명암이 뚜렷하다. 리그 수준을 끌어올리고 토종 선수들의 자극제가 될 수 있지만,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대표팀 경쟁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일단 배구계 전반적으로는 아시아쿼터 선수들의 활약을 반기는 분위기다. 30일 제주도에서 열린 여자부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 현장에서 만난 한 구단 관계자는 “리그 자체가 더 다이내믹해졌다고 다들 느끼고 있다”며 좋은 변화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연경도 아시아쿼터제도의 순기능에 주목했다. 그는 지난 시즌 아시아쿼터 선수들과 합을 맞추며 “외국인 선수가 두 명 정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경쟁을 해서 주전 자리를 차지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각 구단 감독들도 마찬가지의 입장이다. 이영택 GS칼텍스 감독은 “팀들마다 부족한 포지션들 충분히 채울 수 있고 경쟁력 있는 선수들도 나와서 좋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선수들도 연습하면서 보고 배우기도 하더라”고 코트 안 분위기를 전했다.

선수 풀이 점점 쪼그라드는 현실에서 감독으로선 활용할 자원이 많아진다는 면에서 반갑다.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이번엔 대상국이 확대되면서 호주, 카자흐스탄 등 피지컬적으로 월등한 선수들이 많이 왔다”며 “차기 시즌엔 여러 옵션을 고려해 팀을 운영할 수 있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시아쿼터 선수들이 30일 제주도에서 열린 여자부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 현장에서 감독들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프로배구연맹

물론 이는 토종 선수들이 경쟁에서 살아남는다는 전제하에 거둘 수 있는 이점이다. 국내 선수들이 리그에서 지속적으로 출전 기회를 보장받지 못한다면, 대표팀 신예 발굴이나 세대교체 작업도 더뎌질 수 있다.

실제로 여자대표팀의 경우엔 아포짓 스파이커가 부족해 아웃사이드 히터를 뽑아놓고 포지션을 변경해 쓰는 실정이다. 외국인 용병에 득점력에 많은 부분 의존하고 있어 토종 공격수가 자라기 쉽지 않은데, 아시아쿼터로 미들블로커나 세터 자원들까지 들어오면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감독도 “국내 선수들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고 국내 배구의 경쟁력도 조금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있다”며 “선수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노력해야 하는데 경쟁해서 이겨내겠다는 마음가짐보다는 실력 차이를 인정해버리곤 한다”고 아쉬워했다.

아시아쿼터제 도입 당시엔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다는 부수 효과도 기대됐지만, 현실은 다르기도 했다. 올해 역시 FA 대상자 16명 중 억대 연봉을 받지 않는 선수는 2명뿐이었고, 강소휘는 ‘잭팟’을 터뜨리며 여자배구 연봉 8억 시대를 열었다.

반면 아시아쿼터 선수들은 1년 차 12만 달러(약 1억6600만원), 2년 차 15만 달러(약 2억원)를 받는다. 김 감독은 “아시아쿼터 연봉이 낮아 잘하는 A급 선수들은 다 일본으로 간다”며 “한국 선수들과 연봉 격차가 커 FA 인플레이션이 잘 안 잡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제주=이누리 기자 nuri@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