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쵸비’ ‘페이커’ ‘나이트’ ‘크렘’…中 청두 수놓을 4개의 별

윤민섭 2024. 4. 3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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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지 ‘쵸비’ 정지훈·T1 ‘페이커’ 이상혁…설욕
BLG ‘나이트’ 줘 딩…수성
TES ‘크렘’ 린 젠…세대교체
라이엇 게임즈 제공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이 내달 1일 중국 청두에서 개막한다. 한국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의 간판 젠지 ‘쵸비’ 정지훈과 T1 ‘페이커’ 이상혁, 중국 LoL 프로 리그(LPL)를 대표해 나서는 비리비리 게이밍(BLG) ‘나이트’ 줘 딩과 TOP e스포츠(TES) ‘크렘’ 린 젠의 치열한 캐리 싸움에 관심이 집중된다.

정지훈과 이상혁은 작년에 이어 다시 한번 MSI 우승에 도전한다. 지난해 젠지는 4위, T1은 3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던 만큼 올해 대회는 두 선수에게 설욕과 복수의 장이기도 하다. 두 선수 모두 지난해보다 기량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이번엔 충분히 우승에 도전할 만하다.

라이엇 게임즈 제공


정지훈은 명실상부 LCK의 왕이 됐다. 올해 LCK 스프링 시즌 우승을 차지해 사상 최초로 대회 4연패(連霸)를 달성했다. 정규 리그 MVP, 플레이어 오브 더 스플릿(누적 POG 포인트 1위), 올-LCK 퍼스트 팀으로 선정돼 내실도 챙겼다.

한 지도자는 “올 시즌 정지훈의 기량이 더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정지훈이 전보다 똑똑하게 게임을 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불리한 라인전 구도를 슬기롭게 풀어나가는 장점은 여전한데, 이제 플레이 중인 챔피언과 조합을 고려했을 때 자신이 해야 하는 최선의 플레이가 무엇인지도 늘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지훈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적당한 부담감과 안정감, 책임감이 정지훈을 성장시킨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는 전 동료인 ‘피넛’ 한왕호, ‘딜라이트’ 유환중이 맡았던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는 사실이 그에게 긍정적인 부담감으로 작용한 듯하다”면서 “여기에 친한 사이인 ‘리헨즈’ 손시우, ‘캐니언’ 김건부 덕분에 안정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젠지가 본인 중심으로 돌아가는 팀이란 사실을 자각하고 있다. 나름의 책임감이 기량 향상으로 이어진 듯하다”라고 말했다.

라이엇 게임즈 제공


국제무대에서 유달리 강한 면모를 보여온 이상혁 역시 이번 대회 우승에 가장 근접한 미드라이너 중 하나다. 이상혁은 LCK에서 마지막으로 MSI 우승을 경험한 선수다. 지난해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정상에도 오른 바 있는 그는 베테랑답게 풍부한 국제대회·5판3선승제 노하우를 갖췄다.

MSI는 롤드컵과 달리 타이트한 일정 속에서 진행되는 독특한 방식의 국제대회다. 유동적인 경기 시간에 맞춘 컨디션 관리, 한정된 시간을 활용한 상대팀 분석과 메타 파악 등의 분야에서 이상혁만 보유한 경험이 빛을 발할 가능성이 크다. 이상혁은 MSI에 6차례 진출해 2회 우승(2016·2017), 2회 준우승(2015·2022)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두 선수 중 한 명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것이라고 낙관하긴 이르다. 2017년 이후로 줄곧 MSI에서는 LCK가 도전자, LPL이 수성자였다. 게다가 올해는 LPL을 대표해 나서는 두 미드라이너들의 기량도 빼어나 충분히 우승권 선수로 평가받을 만하다.

특히 ‘나이트’는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지난해 징동 게이밍(JDG) 소속으로 첫 MSI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그는 팀 이적 후에도 여전한 기량을 과시, BLG를 LPL 스프링 시즌 우승으로 이끌며 자신이 가는 팀이 곧 우승팀임을 입증했다.

‘나이트’는 다재다능한 올-어라운드 플레이어로 평가받는다. LPL에서 활동 중인 한 현역 선수는 “‘나이트’는 언제나 육각형(단점 없이 두루 잘한다는 뜻의 게임 용어)이다. 보기와 다르게 팀에 맞춰가는 선수이자 모든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우승 미드라이너”라면서 “LCK·LPL 모두 미드라이너들이 쟁쟁하다. 재밌는 대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가오’ 쩡 치, ‘스카웃’ 이예찬, ‘샤오후’ 리 위안하오 등 LCK 팬들에게도 친숙한 국제대회 단골 선수들을 모두 제치고 MSI에 진출, 첫 국제대회 출사표를 쓴 ‘크렘’은 세대교체의 기치를 들었다. 한 LPL 현역 선수는 “‘크렘’은 국내 팬들에겐 익숙지 않은 이름이겠지만, 이번 대회에서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라고 전했다.

그의 장단점은 ‘나이트’와 상반된다. 챔피언 폭보다는 숙련도에 강점이 있다. 한 현역 미드라이너는 “‘크렘’은 자신이 잘하는 챔피언에 대한 자신감과 숙련도가 엄청나다. 소위 말해 ‘장인 스타일’인데, 다른 챔피언들도 굉장히 잘하는 편에 속한다”면서 “LCK에서는 ‘클로저’ 이주현이 비슷한 유형일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크렘’을 나머지 3명의 미드라이너보다 한 단계 아래로 두는 시선도 있다.

라이엇 게임즈 제공


‘MSI 패치서 체력 재생·주력 스킬 너프’ 아지르, 선수들의 선택은?

이번 대회의 미드라인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선수들의 아지르를 이용한 활약 여부다. 아지르는 MSI에 나서는 4명의 미드라이너 중 ‘나이트’만 선호하지 않는 챔피언이다. 정지훈(14회)과 ‘크렘’(11회)은 스프링 시즌 동안 슈리마의 황제를 모스트 챔피언으로 썼다. 이상혁 역시 아지르를 선호하는 선수로 알려졌으며, 스프링 시즌 동안 오리아나, 탈리야에 이어 3번째(10회)로 많이 썼다. 반면 ‘나이트’는 니코, 카르마, 아리, 탈리야를 더 선호했다. 아지르는 5회 쓰는 데 그쳤다.

라이엇 게임즈는 아지르의 성능과 등장 빈도를 주시하고 있다. 워낙 프로 선수와 팀이 선호하는 챔피언인 만큼 너무 성능이 좋아도 안 되고, 나빠도 안 되는 예민한 챔피언이다. 라이엇 게임즈는 MSI에서 사용할 14.8패치를 통해 아지르의 5초당 체력 재생력을 5에서 3.5로 낮추고, 일어나라(W)의 마법 피해량도 소폭 하향했다.

패치 적용 이후 솔로 랭크에서는 아지르의 승률이 하락했다. 그러나 MSI를 포함한 프로 대회에서는 변함없이 선수들이 아지르를 선택하고 활약할 것으로 예상하는 관계자도 있다. 한 코치는 “이번 너프는 챔피언의 라인전 능력 약화로 이어졌다”면서 “애초에 프로 대회에서 아지르는 라인전을 보고 뽑는 챔피언이 아니다. 잘 쓰는 선수들은 여전히 챔피언의 강점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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