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풀 꺾인 '골프 열풍'…직격탄 맞은 '이 회사', 日주주 배당금 대폭 늘렸다

이민지 2024. 4. 30.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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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의류 브랜드를 판매하는 아이디룩이 지난해 부진한 실적 속에서 배당 성향을 대폭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디룩은 '마쥬' '산드로' '끌로디피에르' 'A.P.C(아페쎄)' '아페쎄 골프' 등 10개 넘는 컨템포러리(준명품) 브랜드를 판매하는 기업으로, 최대 주주인 일본의 룩홀딩스가 96%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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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지분 96%) 일본룩 홀딩스
배당금 10억→15억 증가…배당성향 9%
지난해 실적 후퇴…'아페쎄 골프' 효과 시들

수입 의류 브랜드를 판매하는 아이디룩이 지난해 부진한 실적 속에서 배당 성향을 대폭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디룩은 '마쥬' '산드로' '끌로디피에르' 'A.P.C(아페쎄)' '아페쎄 골프' 등 10개 넘는 컨템포러리(준명품) 브랜드를 판매하는 기업으로, 최대 주주인 일본의 룩홀딩스가 96%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이디룩의 지난해 현금 배당액은 15억원이다. 2022년 10억원보다 50%(5억원)나 늘었다. 배당 성향(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은 5%에서 9%로 대폭 뛰었다. 당기순이익이 2022년 192억원에서 지난해 160억원으로 30억원 감소했지만, 배당액이 늘어나면서 배당 성향이 상승했다.

아이디룩은 1988년 1월 여성용 의류 제조 및 판매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업으로, 1998년 11월 2일 자 상호가 쌍방울룩에서 아이디룩으로 변경됐다. 최대 주주는 지분 96% 보유한 일본의 룩홀딩스로, 이 회사가 아이디룩으로부터 받아 간 배당금은 2020년 이후 꾸준히 늘고 있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는 현금배당액이 4억원으로 고정됐지만, 2021년에는 8억원으로 2배나 뛰었다. 2021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확대되면서 본격적으로 배당 액수가 증가했다. 당시 아이디룩의 순이익은 62억원에서 153억원으로 150%가량 급증했다. 2020년 기준 414명에 달했던 직원을 2021년 170명대로 감축하며 영업비용을 줄인 것이 주효했다. 2020년 임직원 급여비는 110억원에서, 이듬해 74억원까지 감소했다.

배당 기조는 대폭 확대되고 있지만, 실적이 뒷받침할지는 미지수다. 아이디룩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439억원과 16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022년 2478억원에서 소폭 감소했고, 영업이익(232억원)은 28% 넘게 축소됐다.

아이디룩은 2022년 매출액이 전년 대비 300억원, 영업이익이 50억원가량 늘어나며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썼다. 이 회사가 수입한 프랑스 브랜드 A.P.C.(아페쎄)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팬덤'을 형성할 정도로 인기를 끈 데다, 같은 해 첫선을 보인 골프웨어 브랜드 아페쎄 골프가 실적을 견인했다.

아페쎄 골프는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MZ세대의 신규 골프 입문이 많아지면서 아이디룩이 프랑스 본사에 건의해 만든 브랜드다. 아페쎄 골프의 상당수 제품을 아이디룩에서 기획·제작했다. 당시 골프 의류 시장은 40대 이상으로 타깃이 맞춰지면서 2030의 젊은 층이 선호하는 디자인이 부족했다.

반면 아페쎄골프는 일상에서 즐길 수 있도록 기존 아페쎄가 선보이던 고전적인 디자인과 감성을 골프복에 담아내며 MZ 골퍼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2022년 2월 백화점에서 첫선을 보인 뒤 골프복 브랜드 기준 당일 역대 최대 매출을 쓰기도 했다. 일본과 프랑스로 '역수출'될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으로 골프 수요가 급감하면서 지난해 분위기는 반전됐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골프 인구가 대폭 줄어들어 골프복을 구입하는 수요도 감소한 탓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골프 시장에 20·30세대 유입이 늘어난 뒤 시장 규모는 커졌지만, 소비가 일어나지 않고 있다"며 "뒤늦게 시장에 진입한 업체들은 재고 손실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골프 열풍이 꺾이면서 골프웨어 브랜드들도 고전하고 있다. 아페쎄 골프와 같이 골프웨어 시장으로 보폭을 넓혔던 해외 준명품 브랜드 메종키츠네는 최근 국내 시장에서 골프 사업을 정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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